(사진='외부자들' 방송 화면 갈무리)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과 관련한 이 전 대통령 입장문, 자유한국당 의원들 행보를 두고,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또 다른 정치보복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진중권 교수는 지난 27일 밤 방송된 채널A 시사 예능 프로그램 '외부자들'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잇단 구속에 대해 아래와 같이 논평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전에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맞붙었잖나. 묘하게도 (두 대통령을 구속시킨 혐의가) 그때 서로 공격했던 무기들이다. 양쪽 다 그게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날 특별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그 연장선상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또는 일각의 정치보복 프레임이 안 먹혀 들어가는 이유가 있다"며 말을 이었다.
"이 전 대통령의 다스와 관련된 여러 비리들을 최초로 제시한 쪽이 2007년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 캠프 사람들이다. 박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느낄 첫 감정이 '봐라. 내 말이 맞지 않았어?',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진 교수는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이 전 대통령이 공개한 입장문에 대해,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는 부분은 "내가 그래도 일은 열심해 했잖아"로,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는 표현은 "조금 잘못하긴 했는데, 지금 봐서 그런 거지 그때는 관행이었지"라고 풀이했다.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는 이 전 대통령의 입장문 내용을 두고 진 교수는 "'정권 바뀌면 나 사면이야. 그땐 내가 가만 안 두겠어', 이런 얘기"라며 "마지막으로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는 '그래도 내가 이렇게 쿨해', 이런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 구속 당일, 그의 자택에는 자유한국당 권성동·장제원 의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장 의원의 경우 이 전 대통령 구속과 관련해 '눈물이 자꾸 흐른다. 지금 이 순간 결코 잊지 않겠다'고 자신의 SNS에 쓰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범계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제 논평들을 주목해 보시면 제가 적어도 장제원 수석대변인에 관해서는 말을 함부로 세게 하지 않는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그런데 그날(이 전 대통령 구속 당일) 영상 보면서 깜짝 놀랐다. 장제원 의원이 MB랑 무슨 관계가 있지? 비서관을 했나? 그렇지 않을 텐데…. 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도 사실은 법사위원장이 그 자리에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것은 그렇다 치고, 왜냐하면 그분(권 의원)은 MB의 법무비서관을 했으니까 그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박 의원은 "하지만 (장제원 의원의 경우) '야, 놀라운 재주야. 저렇게 다 관계망이 돼 있나' 할 정도다. 또 말미에 '이 순간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 이 불행한 역사는 빨리 잊고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며 "그런데 마치 '한번 두고 보자'는 것처럼 느껴져서 상당히 놀라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교수 역시 "자유한국당 의원들, 이러면 안 된다. 일단 사과를 해야 될 것 아닌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자기 당의 두 대통령이 저렇게 (구속)됐단 말이다. 이분들(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해야 될 것은 '그래, 두고 보자. 우리도 너희에게 보복할 거야', 이런 식의 말도 안 되는 협박을 할 것이 아니라, 일단 '잘못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그 다음에 자기 대통령에게 가서 '솔직히 다 고백하시고 용서를 구하시죠', 이런 충고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는 "그런데 뭔가, 지금? 협박하는 거잖나. 자기들이 옛날에 뭘 했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있지도 않은 소문을 듣고 와서 나랏돈 빼서 뒷조사 시키고 말이다"라며 "(자유한국당) 홍준표·정진석·장제원, 이분들 지금 그렇게 말씀하는 건 뭐냐하면 '우리 정권 잡으면 또 그 일(정치보복) 하겠다'는 것이다. '잘못한 것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