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적인 색채를 벗겨내고 국내 퍼블리셔를 통해 한국 게임시장에 진출한 중국산 모바일게임이 대규모 마케팅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
모바일 풀스택 애드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이 3일 공개한 '2017년 국낸 중국 모바일게임 성적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한국 구글플레이에 출시된 중국산 모바일게임 수가 전년대비 약 19% 증가하고, 한국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둔 외산 게임으로 입지를 굳힌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 구글플레이를 통해 출시된 중국산 모바일게임 수는 모두 136개로 이 중 RPG 및 전략 장르가 전체 게임의 78%를 점유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두 장르의 비중에 변화가 있었다.
RPG는 전년대비 46%에서 65%로 급증한 반면, 전략은 27%에서 13%로 감소했다. 아이지에이웍스는 RPG 장르가 국내 진출 게임 중 좋은 성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만큼 인기 경쟁이 치열하지만 2018년에도 이같은 추세는 계속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 앱 인텔리전스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2017년 한국 구글플레이 매출랭킹 TOP 20에 진입한 중국산 게임 수는 2016년 11개에서 2017년에는 16개로 증가하고 연간 총매출액도 7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매출랭킹 TOP 20에 진입한 중국산 게임 중 6~10위 중간급 게임들의 연간 매출액이 전년대비 292% 급증한 것에 따른 결과다. 아울러 TOP 20에 진입한 중국산 게임의 게임별 연평균 매출액은 전년대비 20% 상승했다.
아이지에이웍스는 2017년 국내에서 흥행한 중국산 게임의 특징 및 변화로 크게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중국산 게임이 중국적인 색채를 벗겨내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 국내에 출시된 중국산 게임은 대체적으로 중국 특유의 ‘중국풍’이 강했다. 캐릭터, 게임 배경, 게임 스토리 등이 그 대표적 예다. 이러한 전체적인 비주얼은 한국 유저들이 게임을 선택할 때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풍은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장점은 중국풍에 대한 유저의 호불호가 명확해 이러한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의 유입 및 획득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유저 규모 확대가 제한적이라는 것은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광고예산을 투입해도 중국풍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 유저들의 유입은 어렵다.
특히, 작년 한 해 한국시장에서 인상적인 성적을 거둔 중국산 게임 중에서도 중국적인 색채를 없앤 게임이 매출도 높았다. 2017년 구글플레이 매출랭킹 TOP 20에 진입한 중국산 게임 중 연매출액 1위를 차지한 ‘소녀전선’은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그래픽과 높은 게임 완성도로 가장 뜨거운 반응를 불러일으킨 대표적인 중국산 게임이다.
‘소녀전선’은 다양한 캐릭터들이 단순 홍보용이 아닌 유저들이 게임에서 실제로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이러한 메시지는 게임 완성도에 대한 국내 유저들의 기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퍼블리싱을 담당한 X.D. Global은 ‘소녀전선’과 ‘붕괴3rd’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2017년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과시한 중국 게임사로 떠올랐다. 이러한 변화는 비단 ‘소녀전선’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2017년 구글플레이 매출랭킹 TOP 20에 진입한 중국산 게임 중 TOP 5는 ‘반지’를 제외한 4개 게임 모두 중국적인 색채가 덜한 게임이다.
중국산 게임의 두번째 성공요인은 국내 업체와의 협력이다. 2017년 국내에 출시된 중국산 게임의 퍼블리셔는 전년과 비교해 한국 퍼블리셔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7년 구글플레이 매출랭킹 TOP 20에 진입한 중국산 게임도 마찬가지로 한국 퍼블리셔의 비중이 높았다.
이는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고품질 게임의 자체 경쟁력 외에도 대규모 마케팅 예산과 적합한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한국 퍼블리셔와의 협력은 중국산 게임이 한국시장에 진입하는 데 앞으로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중국산 게임의 고급화 및 대중화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중국 스마트폰의 성능 개선으로 고성능 하드웨어를 요구하는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산 게임의 품질이 향상됐다. 이러한 시장상황 변화는 고품질 중국산 게임 출시 본격화 및 한국시장 안착으로 이어졌다.
아이지에이웍스 홍성민 중국사업부장은 "중국산 게임이 중국적인 색채에서 탈피하면서 중국 외의 아시아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적을 거두는 일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미 성숙한 한국시장에서 게임 자체만으로는 경쟁력이 부족하며, 데이터에 기반한 시장분석을 통해 현지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