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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가치 알아본 MB, 대단…순백정치로 세상 못 바꿔"

국회/정당

    드루킹 "댓글 가치 알아본 MB, 대단…순백정치로 세상 못 바꿔"

    관련 사이트 속속 비공개·자료 삭제…증거 인멸 우려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드루킹(인터넷 활동명) 김 모 씨의 과거 글들을 보면 인터넷 포털과 댓글에 대한 그의 접근법을 엿볼 수 있다는 평이 나온다.

    김 씨는 2016년 '문재인 후보에게 보내는 글, 시민들의 조직된 힘 만이 새 정권을 창출하고 지켜줄 수 있다'는 제목의 글을 온라인에 게시했다.

    다수의 인터넷 사이트에 유포된 이 글에서 김 씨는 "MB(이명박 전 대통령)는 나쁜 측면에서 대단한 인물"이라며 "인터넷 댓글의 가치를 제일 먼저 알아보고 그것을 조작하려 했고 성공했다. 2012년 우리가 맞딱뜨렸던 국정원, 사이버사, 일베의 연합 댓글부대가 바로 그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진영의 시민들도 진화했다"며 "지금은 네이버도 보수꼴통의 놀이터가 아닌, 민주진영도 얼마든지 댓글을 달고 의견을 전파할 수 있는 장으로 변모했다. 이건 거저 일어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맥락상 인위적인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씨는 특히 "문재인 후보 또는 그와 함께하는 친문(親文) 진영의 정치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자신들만 순백의 정치, 수도사같은 정치를 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어지는 건 아니다. 거기에는 셀 수 없는 수많은 민초들의 도움과 희생이 전제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권 교체 후 2017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선 "지금까지 70%대를 유지했던 대통령의 지지율의 비밀은 온라인 여론을 우리가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보다 앞선 2014년엔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 '왜 하필이면 네이버에 둥지를 틀었는가?'라는 제목의 글도 게시했다. 김 씨는 이 글에서 "시장점유율 이야기를 했지만 네이버가 80%"라며 "우리는 여기에서 허브를 만들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별개로 공개된 (인터넷) 카페들은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자구책을 갖고 왔다"며 "적어도 채팅 같은 것은 다른 툴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했다. 우리는 그것을 독립된 채팅 서버를 마련하는 것으로 해법을 찾았다"고 했다. 또 "채팅 프로그램도 자체 개발해서 무한대의 채팅인원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카페 회원들과 광범위한 '비밀 채팅'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김 씨가 활발하게 활동했던 인터넷 카페나 관련 사이트는 속속 폐쇄 수순을 밟고 있다. 그는 구속됐지만, 제 3자가 외부에서 댓글 조작 관련 증거들을 은폐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그는 종종 인터넷에서 '추천 (사이트) 목록'이라며 홍보한 '세이맘(세상을 이끄는 맘)', '우유빛깔김경수(김경수 의원 팬클럽)' 등 인터넷 카페들은 다수의 회원들이 탈퇴하거나 비공개 전환, 또는 폐쇄됐다.

    이런 가운데 김 씨 블로그인 '드루킹의 자료창고'나 추천 블로그였던 '경인선' 등은 17일을 전후로 비공개에서 공개로 바뀌었다. 이를 두고 증거인멸 지적을 피해가려 한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게시물 가운데 일부만 공개한 것으로 보이며 동영상이나 음성파일은 대부분 삭제된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초기에 김 씨 관련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초반 수사가 미진했다는 지적과 함께 검·경의 수사 의지를 의심하며 특검 도입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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