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욕설과 고함을 내뿜던 조현민 전무의 입이 사건 발생 일주일이 넘도록 침묵을 지키고 있다.
휴가지에서의 'SNS 사과' 이후 자신의 거취를 밝히지 않고 있는 조 전무가 언제, 어떻게 입장을 밝힐 지 주목된다.
지난 16일 대기발령된 조 전무는 경찰 소환 조사를 대비한 변호인단과의 회의 이외에는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앞서 문자와 이메일로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국민적 공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조 전무의 사과 방식과 시점에 진정성이 없다며 오히려 비난이 더 거세지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물벼락 갑질 사건이 불거진 직후 조 전무는 SNS에 "경솔한 행동을 고개 숙여 사과한다"는 글을 올렸다. 광고대행사 팀장에게도 사과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해당 메시지가 해외로 휴가를 가서 올린 글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그는 휴가를 떠나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클민핸행복여행중' '#휴가갑니다' '#나를찾지마' 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반성과 자숙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게시물이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나흘 뒤인 16일 급히 귀국해 직원들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냈지만 그의 사과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한항공 3개 노조는 조 전무가 이메일을 보낸 지 한 시간도 채 안 돼 공동성명을 내고 조 전무의 대국민 사과와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삼아 항공기를 램프 유턴시킨 이른바 땅콩 회항 당시 언니인 조현아 전 부사장과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공개 사과한 점과 비교해 보면 조 전무의 사과는 시간은 물론 장소와 상황, TPO(Time, Place, Occasion)를 모두 놓쳤다는 평가다.
국민들은 물론 직원들도 그의 사과에 등을 돌리면서 조 전무가 직접 나서서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측은 조 전무의 거취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대한항공측은 "조 전무의 거취와 사과 메시지 발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일정이 잡히면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소환을 앞둔 조 전무가 수사가 끝난 뒤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전무의 법률대리인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 관계를 다투고 있는 만큼 경찰 조사 이후에 대국민 사과와 함께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전무 사퇴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던 대한항공 3개 노조는 19일 긴급 회의를 열고 조 전무 파면 요구 등 2차 대응을 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