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이하 선수협)이 지난 8일 KBO의 공인배트 수시 검사 과정에서 공인 기준 위반에 대한 책임이 없는 선수들의 실명이 노출됐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KBO는 공인 배트가 제대로 납품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였고 선수 이름을 공개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선수협은 9일 "어제 KBO의 공인배트 수시 검사가 사전에 공개되고 제조사의 공인 기준 위반 사실에 선수의 실명을 노출시켜 마치 선수의 부정배트 사용 문제로 호도하게 한 KBO의 업무처리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선수협은 "특히 공인배트 제조에 책임이 없는 선수들의 실명이 노출돼 마치 선수들이 부정배트를 사용한 것으로 인식되게 하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이며 KBO는 검사정보의 사전 유출, 선수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선수협은 이번 공인배트 수시 검사에서 공인규정 위반으로 지적된 부분은 부정배트가 아닌 KBO 공인을 받은 공인 배트이고 공인배트 규정상 도료의 칠 문제로서 배트 제조사의 공인기준 이행의 적절성 판단을 따지는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야구규칙 6.06 (d)항에 따르면 공인받지 아니한 배트 또는 공의 비거리를 늘리거나 이상한 반발력이 생기도록 개조, 가공한 배트로서 배트에 이물질을 끼우거나 표면을 평평하게 하거나 못을 박거나 속을 비우거나 홈을 파거나 파라핀 왁스를 칠한 것을 부정 배트로 정의한다.
코르크 배트, 압축 배트가 대표적인 부정배트다.
KBO는 지난 8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심판위원들로 하여금 10개 구단 선수들의 방망이를 일제히 점검하도록 했다.
KBO는 배트의 도료가 규정보다 진하게 칠해진 5개사 제품 총 7자루의 배트를 적발했다. 이어 규정 위반의 소지가 있는 6명의 선수 배트 7자루를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배트를 보유한 선수들의 명단이 공개돼 오해를 샀다.
선수협은 선수가 공인 배트 기준을 어긴 것도 아니고 공인 배트에 특별한 가공을 한 것도 아니며 단지 선수는 KBO 공인 배트를 사용한 사실밖에는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KBO의 공인 배트 검사 내용이 사전에 유출되고 검사 행위마저 공개됐으며 지적 대상 공인 배트를 사용한 선수들의 실명까지 공개돼 KBO는 공인 기준에 미흡한 배트를 제조한 일부 제조사들의 책임을 모두 선수들에게 향하게 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선수협은 공인기준 위반에 책임있는 제조사들은 익명으로 처리되고 책임없는 선수들만 모두 공개되는 상황이 "어처구니 없다"며 현재 실명이 거론된 선수들은 악성댓글과 인신공격에 시달리고 있다며 KBO가 무책임한 행정을 했다고 목소리를 냈다.
KBO 관계자는 "배트 검사는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이다. 해당 배트를 보유한 선수이 이름을 공개할 생각은 없었다. 검사가 현장에서 진행되다보니 주목을 받으면서 본의 아니게 이름이 알려졌다. 배트 업체가 공인된 배트를 잘 납품하고 있는지를 검사한 것"이라며 "앞으로 해당 업체에게 검사 결과를 전달하고 설명을 듣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