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자료사진=노컷뉴스)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포르투갈이 러시아월드컵 무대에서 '늪 축구'를 펼치고 있는 이란을 만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포르투갈과 이란은 한국시간으로 26일 새벽 3시 러시아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을 치른다.
포르투갈은 현재 1승1무를 기록해 B조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스페인과 승점(4점), 골득실(+1골), 득점과 실점(4득점, 3실점) 모두 같다.
포르투갈은 이란을 꺾거나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확정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포르투갈이 기록한 4골을 혼자 책임졌다. 3대3으로 비긴 스페인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모로코전에서는 경기 시작 4분만에 결승골을 넣었다.
이란은 약체라는 평가를 뒤로 하고 지금까지 잘 싸웠다. 모로코전에서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이긴 이란은 스페인을 상대로는 '침대축구'로 시작해 막판 대공세를 펼치며 0대1로 분패했다.
현재 전적은 1승1패로 조 3위. 만약 포르투갈을 꺾는 이변을 일으킨다면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결정지을 수 있다.
통산 다섯번째 월드컵 출전에 성공한 이란은 아직 16강 무대를 밟아본 경험이 없다.
페르난도 산토스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아시아 최강팀"이라고 평가하며 "대단히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이다. 우리가 16강에 진출할 것이라 굳게 믿지만 이란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에서 이겨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포르투갈 국적을 가졌고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경험도 있다. 포르투갈의 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평가다.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코치 출신으로 당시 뛰었던 호날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산토스 감독은 "경기에 뛰는 것은 양팀 감독이 아니다. 그리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혼자 상대 전체와 싸우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팀으로서 이란과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죽음의 조로 불리는 B조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고 있는 이란의 케이로스 감독은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를 받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우리의 대안은 하나다. 모든 면에서 포르투갈보다 나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것"이라며 "우리는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를 듣기 위해 이 곳에 온 게 아니다. 우리는 90분동안 치열하게 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은 잃을 것이 없다. 반면, 포르투갈은 잃을 게 너무나 많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란과 포르투갈이 월드컵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6년 독일 대회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이 이란을 2대0으로 눌렀다. 데코와 호날두가 골을 넣었다. 호날두의 월드컵 데뷔골이었다.
포르투갈은 월드컵 무대에서 아시아 국가와 맞붙는 최근 네 차례 경기에서 3승을 거뒀다. 유일한 패배는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한국과의 경기에서 기록했다. 박지성 SBS 축구 해설위원이 결승골을 터뜨린 경기다.
이란이 오랜 징크스에서 벗어나겠다는 각오다. 이란은 월드컵 무대에서 유럽 국가를 상대로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통산 전적은 1무6패. 유일한 무승부는 1978년 대회 스코틀랜드전에서 나왔다.
또 득점왕 경쟁으로 주목받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조별리그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릴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4골을 기록 중인 호날두는 튀니지를 상대로 2골, 파나마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해리 케인(잉글랜드)에게 득점 1위 자리를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