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용덕 감독(왼쪽)과 끝내 방출된 외국인 좌완 투수 제이슨 휠러.(자료사진=한화)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올스타전'이 열린 14일 울산 문수야구장. 경기 전 한화 한용덕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사령탑이 된 이후 첫 올스타전인 데다 팀도 전반기를 2위로 마치는 등 호성적을 거둔 한 감독이다.
이런 가운데 한화는 전날 외국인 투수 교체를 전격 발표했다. 좌완 제이슨 휠러를 방출하고 우완 데이비드 헤일을 영입했다. 한화의 가을야구에 힘을 실어준 결정이었다.
다만 한 감독은 휠러에 대해 살짝 미안한 마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올해 19경기 3승9패 평균자책점 5.19로 부진했던 휠러는 최근 교체설에 휩싸였다. 그러나 한 감독은 "휠러 교체는 헛소문"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흔들릴 수 있는 휠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배려였다.
실제로 한화가 휠러로 계속 갈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됐다. 그러나 결국 한화는 헤일 영입을 결정했다. 상황이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한 감독은 "사실 헤일은 몇 년 전부터 스카우트 1순위에 올랐던 선수라고 하더라"면서 "그러나 그동안은 헤일이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이번에 기회가 닿았고, 때를 놓치지 않고 헤일 영입이 결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휠러에게는 아쉬운 교체지만 전반기 동안 기회를 줬음에도 본인이 살리지 못한 것이 컸다. 한 감독도 마음이 좋을 수만은 없다. 한 감독은 "휠러가 마지막 등판인 12일 넥센전에서 5이닝 이후 교체했더니 글러브를 집어던지며 화를 내더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러나 6회 이상 던졌으면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농담섞인 진단을 했다.
휠러에 대한 고마움도 있다. 한 감독은 "그래도 휠러가 승리를 안기며 유종의 미를 거둬줬다"고 평가했다.
더 아쉬운 것은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것. 한 감독은 "바로 팀을 떠날 줄 몰랐는데 12일 경기 후 직접 볼 수가 없었다"면서 "나중에 (수고했다) 인사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