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난민복서 길태산은 29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복싱M 슈퍼미들급 한국 타이틀전(10라운드)에서 이준용(27)을 6라운드 2분 30초 만에 TKO로 꺾고 한국 챔피언에 등극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카메룬 출신 난민 복서 길태산(31·본명 에뚜빌)이 한국 챔피언에 등극했다.
길태산은 29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이하 복싱M) 슈퍼미들급 한국 타이틀전(10라운드)에서 이준용(27)을 6라운드 2분 30초 만에 TKO로 꺾었다.
길태산은 돌주먹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워 이준용을 압도했다.
길태산은 1~2라운드부터 강하게 시동을 걸었다. 왼손잽으로 선제 공격한 뒤 복부와 안면에 묵직한 연타를 넣었다.
3라운드에서 이준용에게 안면 부위에 몇 차례 펀치를 허용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준용에게 파고들어 코너로 몰아넣고 계속 두들겼다.
에너자이저 같은 모습은 4~5라운드에도 변함없었다. 길태산은 복부와 안면 콤비네이션을 연속해서 성공했다. 길태산의 펀치는 상대 커버링을 뚫었다.
6라운드. 길태산은 여기서 끝내겠다는 듯 저돌적으로 나왔다. 강력한 어퍼컷에 이준용의 턱이 크게 들렸다. 그럼에도 이준용은 클린치를 하지 않았다. 길태산의 펀치가 쏟아지자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카메룬 군대에서 복싱선수로 활약한 길태산은 군대 내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2015년 10월 경북 문경 세계군인선수권대회 때 동료 선수 이흑산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그는 한국에서 프로복서로 제2 인생을 개척했다. 지난 5월 한국 복싱 신인 최강전 '배틀로얄'에서 이규현을 1라운드 TKO로 꺾고 신인왕에 등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