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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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입법안의 속도감 있는 처리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협치내각'에 이어 '평화개혁연대'까지 언급에 나섰지만 이를 논의해야 할 여야는 아직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6일 민주평화당의 정동영 신임 대표와의 전화 통화에서 "구체적인 결과가 아직은 없지만 마음을 함께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평화개혁연대를 거론했다.
평화개혁연대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지난달 초 야당과의 협치를 제도화하겠다며 사용한 '평화와 개혁연대'라는 표현에서 온 것이다.
홍 원내대표에 앞서 평화당 천정배 의원은 지난 6월 민주당과 정의당 등 이른바 범진보진영에 국회 과반을 확보해 개혁입법에 속도를 내자며 '개혁입법연대'를 제안한 바 있다.
개혁입법연대는 평화당에서 활동하는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3인과 민중당, 무소속까지 포괄하는 연대로 모든 상임위원회에서의 다수와 본회의 과반을 확보해 범보수진영과의 협력 없이도 법안 가결을 이끌어내자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과 홍 원내대표가 언급한 평화개혁연대는 정부·여당의 입장에서 야당이 제안한 것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기에 만들어냈지만 개혁입법연대와 결은 크게 다르지 않은 표현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3일 협치내각 구성 의사를 처음 밝혔던 청와대가 평화개혁연대까지 거론함으로써 평화당 지도부 교체를 계기로 협치 강화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는 8월 25일 전당대회 후 문 대통령의 당청 파트너로서 야당과의 협치라는 숙제를 함께 풀어야 할 민주당 당권주자들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까지 마련하지는 못했지만 협치의 정도에 대해서는 다소의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이해찬 후보는 현재까지 전략적으로 이뤄졌던 정책별·사안별 연대가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며 최고수준의 연대와 협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책이나 현안에 대한 각 당별 입장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사안별로 접근을 할 경우 상황 변화에 따라 기대했던 연대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에서다.
이 후보 측 황창화 대변인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토론회 과정에서는 오해를 우려해 연정에 대한 얘기를 다들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실사구시적인 차원에서 이 후보는 좀 더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필요에 따라 연대를 넘어선 연정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정동영 신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 김진표 의원, 송영길 의원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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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진표 후보는 보수진영을 포함하는 대연정은 물론 범진보진영 간 소연정도 강하게 반대하며 정책 연대를 고수하고 있다.
연정을 성공시켜도 과반의석 확보가 쉽지 않은데다가 국회선진화법상 자유한국당의 저항이 있으면 어떤 법안도 통과가 쉽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야당의 합리적인 주장은 수용하는 전략적인 협치가 중요하다"며 "문 대통령이 말씀하신 평화개혁연대는 야당과 정책적인 연대 강화를 하자는 김 후보의 견해와 다르지 않다"고 해석했다.
송영길 후보는 야당과의 소통을 강화해 협치를 적극 이끌어냄으로써 문 대통령의 구상을 지원하겠지만 어느 수준까지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협치내각과 평화개혁연대에 대한 청와대의 움직임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 대표 후보가 나서는 것은 오히려 대통령의 운신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런 가운데 여야 협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평화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선거제도 개혁이 선결돼야만 협치가 가능하다며 연일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고 있어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동영 대표는 "문 대통령이 말씀 중에 평화개혁연대을 말씀해 선거개혁연대를 꺼냈다"며 "한국당을 설득해 첫 단계인 5당 연대를 성사시키면 두 번째 단계는 개혁입법연대이고 이를 거쳐야만 협치내각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선진화법 무력화의 요건인 180석 확보를 위해 반드시 연대에 합류시켜야 할 바른미래당도 평화당의 움직임에 힘입어 선거구제 개편 요구에 다시 나섰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7일 "정부·여당이 강조하고 있는 협치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려면 협치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 제도화가 무엇보다 필수적이고, 이의 첫 걸음이 바로 선거구제 개편"이라며 "평화당과 정의당 역시 선거구제 개편에 동의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과 한국당에도 민심 그대로 선거구제에 동참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