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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걱정 없다" 장정석의 믿음, 허언이 아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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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 걱정 없다" 장정석의 믿음, 허언이 아니었네

    7회 통한 주루사, 8회 4실점, 9회 마무리 부상도 극복

    '이승엽 이후 두 번째' 넥센 박병호(왼쪽)가 8일 KIA와 홈 경기에서 4회 솔로포로 5년 연속 30홈런을 달성한 뒤 그라운드를 돌면서 송지만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고척=넥센)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넥센-KIA의 시즌 14차전이 열린 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 경기 전 장정석 넥센 감독은 최근 팀의 4연승의 원동력으로 선수들의 굳센 의지를 꼽았다.

    장 감독은 "사실 팀이 후반기 들어 좋지 않았을 때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넥센은 7월 10승13패로 주춤한 데다 특히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 홈 9경기에서 1승8패로 허덕이며 6위 삼성의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그런 넥센은 8월 들어 4승1패다. 특히 최근 4연승을 달리며 4위 도약을 눈앞에 뒀다. 전날까지 6연패를 당한 4위 LG에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장 감독은 "(허문회) 수석코치와 얘기를 하면서도 비록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하려는 의지가 보였다"면서 "그런 모습이 현재 연승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짚었다.

    사실 넥센은 올 시즌 전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KBO 최초의 4년 연속 홈런-타점왕 박병호가 미국에서 전격 복귀한 데다 에스밀 로저스라는 에이스급 투수가 가세했기 때문.

    그러나 박병호와 로저스는 물론 신인왕 출신 서건창과 이정후까지 주축들이 모두 부상을 당했다. 로저스는 에릭 해커로 교체됐고, 나머지 선수들도 상당 기간 전력에서 이탈했다. 중위권에서 근근히 살림을 꾸려갈 수밖에 없던 넥센이다.

    하지만 넥센은 반등의 조건은 마련됐다. 박병호와 이정후가 복귀 후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데다 서건창까지 합류를 눈앞에 뒀다. 빠르면 오는 11, 12일 LG와 2연전, 혹은 늦어도 오는 14일 삼성과 2연전에는 1군에 합류할 전망이다.

    더군다나 마이클 초이스를 대신하는 외인 타자 제리 샌즈도 다음 주 가세한다. 장 감독은 "분위기를 바꾼다는 차원에서 외인을 교체했다"면서 "5위가 아닌 더 위를 바라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도 넥센 선수들의 강한 의지가 돋보였다. 먼저 기선 제압을 당하고, 막판 대량실점했지만 필승 의지를 꺾지 못했다.

    '아웃이야' KIA 유격수 김선빈(가운데)이 8일 넥센과 원정에서 3회말 1사 1루에서 도루를 시도한 넥센 1루 주자 김혜성을 태그아웃시키고 있다.(고척=KIA)

     

    넥센은 2, 3회 먼저 실점하며 끌려갔다. 선발 최원태가 2회 김민식에게 2루타, 최원준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3회는 3루수 송성문의 실책 속에 KIA 김선빈이 13구 끈질긴 승부 끝에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 2 대 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넥센의 기세는 무서웠다. 4회 박병호가 KIA 선발 임기영을 좌월 1점 홈런으로 두들기며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이승엽에 이어 역대 두 번째 5년 연속 30홈런 기록이었다.

    7회는 동점까지 만들었다. 1사 1루에서 나온 이정후의 우전 안타 때 1루 대주자 김규민이 3루까지 달렸고, 상대 우익수 송구 실책 때 홈을 밟았다. 그 사이 이정후는 2루로 내달렸고, 상대 불펜 임기준이 빠진 공을 주워 홈에 악송구를 뿌리자 3루까지 안착했다.

    하지만 의욕이 지나쳤다. 이정후는 3루를 돌아 주춤하다 홈까지 내달렸다. 우왕좌왕하는 상대 허를 찌르려던 속셈이었지만 간파를 당했다. KIA 포수 한승택이 재빨리 공을 수습해 이정후를 태그 아웃시켰다. 3루 주루 코치의 판단이 아쉬웠다.

    만약 이정후가 살았다면 1사 3루 기회를 이을 수 있었다. 후속 김혜성이 2루 땅볼을 때린 상황이었기에 아쉬움이 더 남았다. 여기서 역전 점수를 냈다면 완전히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지만 찜찜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정후도 이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해 교체됐다.

    '아시안게임 갈 수 있나요?' 넥센 최원태는 8일 KIA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1자책)의 호투를 펼쳤지만 팀 타선의 도움을 얻지 못해 패전을 면한 데 만족해야 했다.(고척=넥센)

     

    결국 반격의 빌미를 허용한 넥센은 8회 KIA에 다시 분위기를 내줬다. 필승조 이보근이 투입됐지만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한 채 안타와 사사구 2개로 2실점한 뒤 교체됐다. 이후 투입된 김성민이 승계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여 이보근의 자책점은 4개로 늘었다. 8회 내준 4점을 카운터 펀치처럼 보였다.

    하지만 장 감독의 말처럼 넥센 선수들은 포기를 몰랐다. 이택근의 2루타, 박병호의 볼넷에 이어 1사 뒤 김하성의 적시타로 추격을 알린 넥센은 임병욱의 2루타로 2점 차까지 추격했다. KIA는 1사에서 마무리 윤석민을 조기 투입했지만 넥센은 송성문의 희생타, 김규민의 2루타로 기어이 6 대 6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넥센은 앞서 9회초 수비 때 마무리 김상수가 첫 타자 로저 버나디나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까지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등판에도 오주원이 1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결국 넥센은 연장 10회말 김재현의 끝내기 안타로 7 대 6으로 이겼다. 2사에서 김규민의 안타 때 KIA 우익수 최원준이 공을 더듬어 3루까지 진루를 허용한 게 컸다.

    5연승을 달린 넥센은 이날 LG가 롯데와 울산 원정에서 1 대 2로 지면서 4위로 올라섰다. LG는 최근 속절없는 7연패에 빠지면서 5위로 떨어졌다. 이날 SK와 인천 원정에서 0 대 12로 진 6위 삼성과 승차는 1경기다.

    한여름 무더위에 주춤했지만 선수들의 의지만은 꺾이지 않았던 넥센. 이날 경기에서도 온갖 우여곡절을 이겨낸 불굴의 정신으로 역전승을 일궈내며 4위 도약을 이뤄냈다. 장 감독의 믿음은 허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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