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LG 선발 배재준(왼쪽)이 5회 송구 실책으로 2점을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내야수 양석환이 위로하고 있다. 그러나 LG는 결국 6 대 9 역전패를 안으며 최근 8연패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잠실=LG)
충격 요법도 소용이 없었다. 프로야구 LG가 의욕적인 타순 변화에도 8연패 수렁에 빠졌다. 삼성에도 잡혀 가을야구 진출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LG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삼성과 홈 경기에서 6 대 9 역전패를 안았다. 지난달 31일 두산전 이후 8경기에서 내리 졌다.
이날 패배로 53승1무56패가 된 LG는 6위 삼성(52승3무55패)과 승차가 없어졌다. 승률에서만 앞선 불안한 5위를 유지했다. 전날 4위 자리를 넥센에 내준 데 이어 5위도 위태롭게 됐다.
이날 LG는 타순에 변화를 주면서 분위기 쇄신을 노렸다. 3번 등 중심 타선에 출전해왔던 베테랑 박용택을 톱타자로 세웠다. 올 시즌 박용택의 첫 1번 타자 출전. 류중일 LG 감독은 "박용택이 최근 부진한데 과거 1번 타순일 때 성적이 좋아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박용택은 지난해 1번에선 타율 4할7리였고, 3번에서는 3할2푼9리였다.
여기에 선발 2루수 9번 타자로 2014년 육성 선수 출신 양원혁을 세웠다. 양원혁은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은 정주현을 대신해 프로 데뷔 후 첫 선발 출전했다. 양원혁은 1군 출전이 2015년 3경기뿐이었다.
7연패에서 벗어나려는 LG의 변화는 먹히는 듯했다. 박용택은 0 대 1로 뒤진 1회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현수, 채은성의 연속 안타로 동점 득점했다. 2회말에는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리며 4 대 1 리드를 안겼다.
'해냈다' 삼성 김성훈(오른쪽)이 9일 LG와 원정에서 8회 2타점 결승타를 때려낸 뒤 1루로 출루해 기뻐하고 있다.(잠실=삼성)
하지만 LG는 경기 중후반 흔들렸다. 타일러 윌슨의 부상으로 대체 선발로 등판한 배재준의 수비가 아쉬웠다. 배재준은 5회초 1사 1, 2루에서 박해민의 하프 스윙에 굴러온 땅볼을 잡았다.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배재준의 송구가 바운드되면서 유격수 오지환의 뒤로 빠졌다.
여기서 1점을 내준 LG는 이어진 1사 1, 3루 득점권에 몰렸다. 구자욱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LG는 4 대 3, 1점 차로 추격을 당했다. 일단 배재준은 5이닝 3실점(1자책)으로 선발 임무는 완수했다.
다만 불펜진과 수비진이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6회 등판한 고우석이 선두 타자 다린 러프에게 큼직한 타구를 허용했다. 중견수 이천웅이 담장 앞에서 펄쩍 뛰었지만 잡지 못했다. 이천웅은 홈런인 줄 착각하고 담장을 맞고 나온 타구를 바라만 봤다. 결국 러프는 3루까지 내달았고, 김헌곤의 희생타 때 손쉽게 동점 득점을 기록했다.
LG는 4 대 4로 맞선 8회도 수비가 흔들렸다. 선두 타자 러프의 좌중간 2루타 뒤 김헌곤의 희생번트를 잡은 LG 3루수 양석환이 1루로 송구를 하지 못했다. 2루수 양원혁이 베이스 커버를 미처 하지 못한 것. 결국 이어진 2사 2, 3루에서 투입된 마무리 정찬헌이 김성훈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9회초에만 3점을 더 뽑아내며 쐐기를 박았다. LG는 9회말 오지환의 1점 홈런과 박용택의 적시타로 3점 차로 추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연패 탈출을 위해 LG가 전격 단행한 라인업 변화는 실패로 돌아갔고, 8연패 탈출도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