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타자' 최근 무시무시한 타격감을 뽐내며 팀 창단 최다 9연승을 이끈 넥센 주포 박병호(왼쪽)와 이정후.(사진=넥센)
'진격의 영웅 군단' 넥센이 가을야구는 물론 개인 타이틀 경쟁에도 복병으로 떠올랐다. 특히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32)와 지난해 신인왕 이정후(20)가 타격 타이틀 판도를 뒤흔들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둘은 8월 둘째 주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에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정후는 주간 최고 타율인 6할3푼3리의 맹타를 뽐냈고, 박병호도 타율 4할대에 3홈런 9타점을 올리며 팀의 6전승을 이끌었다.
그러면서 넥센의 톱타자와 4번 타자는 최강 두산 타선을 이끄는 듀오의 타이틀을 넘보게 됐다. 올해 WAR(대체선수승리기여도) 1, 2위를 달리는 김재환, 양의지다.
먼저 이정후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양의지의 타율 1위를 빼앗았다. 부상 전 3할2푼대였던 타율을 3할6푼9리로 끌어올리며 양의지를 1리 차로 제쳤다. 이런 활약으로 이정후는 13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교체 선수로 발탁되기도 했다.
양의지는 시즌 초반 4할대 타율과 중반까지도 3할대 후반의 고타율로 타격왕이 유력해보였다. 하지만 8월 들어 9경기 타율 2할2푼2리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그 사이 이정후는 8월 11경기에서 무려 5할1푼의 경이적인 타격감으로 양의지를 따라잡았다.
만약 이정후가 타격왕에 오른다면 2008년 김현수(현 LG)가 두산 시절 세운 최연소 타격왕과 타이를 이룬다. 당시 김현수는 3할5푼7리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정후가 김현수의 기록을 9년 만에 갈아치울지 관심이다.
박병호는 일단 홈런왕 판도를 흔드는 기세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박병호는 최근 10경기 6홈런으로 32개째 아치를 그리며 이 부문 1위인 SK 제이미 로맥에 4개 차로 다가섰다. 부상으로 한 달을 쉬어 로맥보다 21경기를 덜 치르고도 경쟁을 벌여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임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미 박병호는 1위에 오른 부문이 있다. 바로 양의지, 김재환이 수위를 달렸던 출루율과 장타율이다.
박병호는 출루율 4할5푼5리로 양의지(.434)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장타율에서도 리그 유일의 7할대(.707)로 김재환(.664)에 넉넉하게 앞서 있다. 박병호가 본격적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전까지는 양의지, 김재환이 1위로 타이틀 가능성을 높였던 부문이다.
넥센 듀오의 기세가 이어진다면 최강 두산 타선은 무관으로 그칠지도 모를 일이다. 김재환은 97타점으로 1위를 달리지만 김현수와 재러드 호잉(한화)에 2개 차로 쫓기고 있다. 양의지와 김재환 모두 2관왕 이상을 노리지만 시즌 막판 방심할 수 없게 됐다.
올해 상위권 후보로 꼽히다 시즌 초중반 예상치 못한 악재로 허덕였던 넥센. 그러나 한여름 박병호, 이정후의 불꽃 타격을 앞세워 대반격에 성공했다. 과연 타격 타이틀 경쟁에서도 이들이 두산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존재감을 뽐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