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이스토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남북단일팀과 대만의 준결승 경기에서 북측 로숙영이 임영희에게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이한형 기자)
"박지수 선수가 가운데에서 다 막아주니 정말 쉽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의 키워드 중 하나는 '만남'이다. 남과 북이 만난 여자농구 단일팀은 대회 기간 내내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을 비롯한 아시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아시아 최정상급 빅맨들이 하나가 됐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데뷔 시즌을 마치고 합류한 남측 최고의 센터 박지수와 지난해 아시아컵 여자농구 득점왕인 북측의 로숙영이 의기투합했다.
여자농구 단일팀은 예선에서 2점차로 졌던 상대 대만과의 준결승전에서 89대66, 23점차 대승을 거뒀다. 박지수가 코트를 밟은 2쿼터부터 승부가 급격히 기울어 일찌감치 승패가 결정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 응한 북측의 로숙영은 "모든 선수가 한 마음 한 뜻이 돼서 오늘 경기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대만전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지수와 실전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아주 잘 맞고 저도 믿음이 생깁니다. 방어를 할 때 제가 키가 작은 것만큼 골밑에서 키 큰 선수가 있어 불편합니다. 지수 선수가 가운데에서 다 막아주니 정말 쉽습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로숙영은 이날 임영희, 박혜진과 함께 나란히 17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팀내 가장 많은 33분을 소화했고 대회 내내 출전 시간이 길었지만 "(체력은) 괜찮습니다. 있는 힘을 다해서 결승 경기 해드리겠습니다. (중국과 일본 중) 아무 팀이든 준비돼 있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박지수도 단일팀에 합류하자마자 존재감을 발휘했다. 22분동안 출전해 10점 11리바운드 3스틸 3블록슛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내가 뛰어서 보탬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진짜 강했다. 부담이 많았다"는 박지수는 "숙영 언니가 공격에서 원래 잘하는 선수라 편했다. 내가 굳이 공격을 안해도 언니가 하니까, 오늘은 숙영 언니 외에도 외곽에 있는 언니들이 잘 터져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북측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본 소감에 대해서는 "말이 정말 잘 통한다. 언니들이 있어서 그런지 말도 잘 알아듣는다"고 말한 박지수는 남북 응원단의 뜨거운 함성에 뭉클했다며 "이런 대회에 나와서 한국 응원을 많이 받아본 적이 별로 없는데 남북이라 다른 의미로 다가왔고 너무 신났다. 너무 감사했다"고 고마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