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칭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유명한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에서 넥슨에 이어 두 번째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지회(지회장 차상준)는 5일 '노조 설립 선언문'을 통해 스마일게이트노동조합 'SG길드'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스마일게이트 노조는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스마일게이트 알피지, 스마일게이트스토브 등 스마일게이트 그룹 소속 모든 법인들을 가입대상으로 가입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스마일게이트 노조는 "무리한 일정과 포괄임금제는 공짜 야근을 하게 만들었다"며 "회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개발 방향이 정해짐에도 불구하고 실패의 책임은 오롯이 개인이 져야했다. 인센티브만큼 연봉을 낮춰 입사하고, 함께 이룬 성과를 극소수가 독식했다"고 지적했다.
넥슨 노조에 이은 스마일게이트 노조의 탄생은 최근 게임업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 외면받은 불합리한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함께 게임업계 노동자들이 '노조할 권리'를 찾는 행진에도 불을 지필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일게이트 노조는 설립 선언문을 통해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들과 게임업계 노동자를 위해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넥슨 노조는 이날 지지선언문을 내고, "비상식적인 상황에 익숙해지는 것을 거부하고 맞서 싸우기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한 것에 깊이 공감하며 스마일게이트 노조 설립을 지지한다"며 "노동조합의 불모지에서 함께 걸어갈 동지가 생겼다는 점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든든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넥슨 노조는 스마일게이트 노조 설립을 통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연대의 시작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넥슨 스타팅 포인트(넥슨 노조)도 늘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겠다. 판교의 등대로 밤을 밝히는 대신, 노동자의 권리를 환하게 밝히는 노동조합이 되자"고 응원했다.
[이하 스마일게이트 노조 설립 선언문 전문]스마일게이트가 이어갑니다!!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급속히 발전하여 시장규모 12조 원대에 육박했습니다. 스마일게이트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회사로 급성장했습니다. 그 성장의 뒤에는 좋은 게임을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정을 감내했던 노동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열정을 다했던 우리들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회사는 매년 엄청난 매출을 내고 있으나 우리의 임금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무리한 일정과 포괄임금제로 공짜 야근이 강요되기도 합니다. 의무적 근로시간이 설정된 유연근무제는 전혀 유연하지 않습니다. 정보는 차단되고 의사결정은 불투명한데 책임과 과로의 위험은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하루아침에 조직이 해체되고 개발 방향이 뒤집혀버리는 일을 우린 숱하게 겪어왔습니다. 우리는 개발자가 아니라 기계부품이었습니다.
우리는 비상식적인 상황에 익숙해지는 것을 거부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크런치 모드에 빠져 묵묵히 무료 노동을 감내해야 합니까? 개발 실패의 책임을 오롯이 개발자에게만 전가하는, ‘접히면’ 이직을 강요당해야하는 불합리한 상황을 바꿉시다. 인센티브만큼 연봉이 깎여서 입사하고, 함께 이루어낸 성과를 극소수가 독식하는 구조를 바꿉시다. 노동조합이 바로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힘이 될 것입니다. 노동조합 불모지인 게임업계에도 바로 엊그제 노동조합 깃발이 올랐습니다.
스마일게이트노동조합_‘SG길드’가 게임업계 노동조합 선두대열에 함께 합니다!
게임업계에 만연한 크런치 모드를 워라밸 모드로 바꾸어나갈 노동조합의 행진을 우리 스마일게이트가 이어가겠습니다. 스마일게이트노조_‘SG길드’가 개발자의 자존감을 지켜내겠습니다.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의무적 근로시간 없는 유연근무제를 추구해 나가겠습니다.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합리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불합리에 당당히 맞서겠습니다. 스마일게이트노조_‘SG길드’는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들과 게임업계 노동자를 위해 연대하겠습니다.
게임산업 노동자의 노동권을 지켜나갈 스마일게이트노조_‘SG길드’와 함께 비상식의 벽을 레이드합시다!
2018년 9월 5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