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교익 SNS 화면 갈무리)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막걸리 맛만으로 브랜드 구별이 가능하다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황교익은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내가 전국에서 12종의 막걸리를 선별하여 가져오겠다"며 "이를 맛보고 브랜드를 모두 맞힐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라. 내기를 걸어도 된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달 12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이 한 음식점주에게 컨설팅하는 과정에 대한 반응이다.
백종원은 이날 방송에서 해당 점주에게 점주가 직접 만든 막걸리 2종과 전국 유명 막걸리 10종의 브랜드를 가리고 맛을 본 뒤 이름을 맞히도록 했다. 점주는 직접 만든 막걸리 1종을 포함해 모두 2종을 맞췄다.
백종원은 점주에게 "막걸리를 팔려면 (맛을 보고) 어디 막걸리라고 말할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황교익은 "방송에서 이랬다고요? 아무리 예능이어도 이건…"이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요? 저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한 양조장의 막걸리도 유통과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라…."
그는 "12개의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라며 "이들 막걸리를 챙겨서 가져온 사람은… 다를 수 있겠지요"라고 꼬집었다.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이 " (막걸리 맛은) 물 맛이 많이 좌우한다"고 강조한 데 대해서도 황교익은 반박을 이어갔다.
"막걸리 맛에 물이 미치는 영향은 물론 있다. 물에 함유된 미네랄의 종류와 양에 따라 막걸리 맛에 변화가 생긴다. 물에 든 미네랄을 따져가며 막걸리를 빚으면 더없이 좋을 것이나 자체 연구소 정도 차려놓은 양조장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황교익은 "현실에서는 양조장마다 쓰는 물이 다 달라 '어떤 물이 막걸리 맛을 좋게 한다'가 아니라 '우리는 이런 물을 쓰니 이런 맛의 특징이 있다'는 정도의 일로 여긴다"며 "그러나 실제로 물의 차이로 인한 막걸리 맛의 차이를 분별하여 구체적으로 말을 해보라 하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쌀과 누룩, 발효실의 조건 등 기타 요소가 막걸리 맛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서 물의 차이는 크게 신경쓸 거리가 되지 못한다"며 "그러니 막걸리를 잘 빚으려면 잡맛이 없는 위생적인 물이면 충분하다. 수돗물은 안전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염소 냄새가 문제이면 수돗물 받아다 하루이틀 두었다 쓰면 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