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가 지난 10월17일 오후 비무장지대(DMZ) 남북 공동 지뢰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강원도 철원 소재 화살머리고지를 찾아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비무장지대(DMZ)를 시찰한 것을 두고 보수 야당의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임종석 비서실장 해임' 관련 글의 동의수는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임종석 구속수사 요청합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서 해임해 주십시오' 등의 비난 글이 20여건 올라온 상태다.
글 대부분은 '이 나라 대통령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임종석은 임명직 수행비서이지 외교부장관이 아니다', '비서가 뭔데 장관과 장군들을 줄줄 달고 시찰 다니나?', '비서실장이 너무 나대는 거 눈꼴시리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달 29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또 하나의 차지철, 또 하나의 최순실을 보고싶지 않다. 자기 정치를 하고 싶다면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맹비난한 내용과 결을 같이 한다.
바로 다음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의 독단과 전횡에 임종석 비서실장도 이제 기고만장해 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임 실장 비판 글은 보수 야당 지도부의 발언을 인용해 임 실장이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시글 동의 건수는 100건 안팎으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국민들의 의견을 가감없이 수렴해 정책에 반영한다는 취지에서 청원 게시글이 한 달 안에 국민 동의 20만건 이상을 얻으면 관계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가 직접 설명에 나선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청원 게시글 중 정치적 의도성이 다분하거나 특정 인물에 대한 흠집내기가 명백한 글에는 동의건수가 많지 않다. 국민들도 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피의자 심신미약 처벌 반대' 등 사회적 관심이 큰 이슈의 경우 며칠 만에 동의건수가 100만을 넘기고, '음주운전 사망사고 피의자에게 살인죄를 적용해달라'(윤창호법)는 청원에도 큰 호응이 이어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임 실장에 대한 보수야당의 공격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별개로, 차기 대선 주자 '길들이기' 등의 정략적 의도가 있다는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 나오면서 오히려 공세를 취한 김성태 원내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청원 게시글도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