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빈과 박신혜가 28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서울에서 열린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국내 최초 증강현실(이하 AR) 게임 로맨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안방극장에 상륙한다.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현빈과 박신혜가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W' 송재정 작가와 의기투합해 얼마나 신선한 로맨스를 선보일지 기대가 모인다.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 유진우가 스페인 그라나다에 갔다가 전직 기타리스트였던 호스텔 주인 정희주를 만나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겁 없는 모험심의 소유자 유진우 역의 현빈은 28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을 선택할 때 조금이라도 다른 면을 찾아 도전하려고 하는 편이다. AR이라는 소재 자체가 본격적으로 다뤄진 게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어떤 신선한 재미와 자극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또 안길오 PD님과 송재정 작가님과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3년 만에 복귀를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극 중 현빈이 보여줄 액션은 이전 작품들에서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이미 '공조'·'창궐' 등에서 고난이도의 액션을 소화했던 그가 이번에는 게임 액션에 도전한다.
현빈은 "스마트 렌즈를 끼고 게임에 접속해 액션을 한다. 상상으로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고 유진우의 렌즈 속 상황을 가상으로 생각해서 연기해야 하니 어렵기도 했다. 제 눈에만 보이는 상황이라 아마 제3자가 봤다면 희한한 광경일 것이다. 처음에 낯설었지만 이제 스스로 '레벨업'해서 높은 위치에 올라왔다"라고 말해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냈다.
박신혜는 졸지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그라나다의 낡은 호스텔 주인 정희주 역을 연기한다. 정희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타리스트의 꿈을 접지 않는 인물이다. 2년 만의 차기작으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선택한 이유는 현빈처럼 참신한 소재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박신혜는 "어떻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언제나 차기작에 대한 고민이 많다. 저에게도 AR 소재가 참신하게 다가왔고 오락적인 부분을 넘어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고 느꼈다. 그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면서 "인간적이면서 따뜻한 정희주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다. 기타리스트·호스텔 주인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한 것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박신혜는 혼합 장르에 강한 송재정 작가에게 아낌없는 신뢰를 보냈다.
그는 "드라마가 멜로·액션·서스펜스 등 다양한 장르를 담고 있는데 이렇게 여러 장르를 섞어 쓰는 건 송재정 작가님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AR이라는 소재가 이질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정말 흡입력 있는 작품"이라며 "모든 배역들이 한 자리에 얽힐 수밖에 없는 소재이고 갈등과 오해, 멜로와 가족애까지 또렷하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로맨스도 빼놓을 수 없기에 현빈과 박신혜 사이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두 사람은 첫 만남이지만 열정 넘치면서도 편안하게 작업 중이라고.
현빈은 "박신혜는 나보다 어리지만 어릴 때부터 연기생활을 해서 그런지 내공과 센스가 있다. 연기 열정은 이것보다 더 많은 것 같다. 함께 연기하면서 자극도 됐다. 밝고 착한 사람이라 그런 에너지가 현장에서도 느껴진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신혜 역시 "현빈 선배님이 워낙 현장에서 잘 이끌어주시고 챙겨주신다. 한국보다 해외 분량을 먼저 촬영해야 되는 상황이라 배우들끼리 호흡 맞추는 게 어려울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편하고 자유롭게 나눌 수 있고 그런 리더십을 느껴 행복했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연출을 맡은 안길호 PD에게 AR 구현은 가장 큰 과제였다. AR 게임이라는 소재를 낯설게 느끼기 보다는 판타지의 한 장르로 봐주길 당부했다. AR은 소재로 기능할 뿐, 결국 중심은 유진우와 정희주 사이의 이야기였다.
안 PD는 "증강현실을 과연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가 가장 어려웠다. 가상현실과는 다른 개념이라 리얼리티와 CG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데 힘을 쏟았다. 현재 기술보다 드라마에서는 더 과장돼 있지만 곧 다가올 미래라고 생각하며 사실적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AR 게임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기도 한데 이것을 드라마에 녹이면서 재미있어졌다. 게임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내용을 어렵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즐겁게 게임하듯이 드라마를 관람하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AR은 사실 소재이고 드라마 안에 여러 로맨스가 있다. 관전 포인트는 주인공 두 사람의 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