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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진짜 끝이구나, 원주에 32번 남겨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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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성 "진짜 끝이구나, 원주에 32번 남겨 뿌듯합니다"

    프로농구 레전드 원주 DB 김주성, 크리스마스 홈경기서 은퇴 행사
    DB는 KCC에 역전승…이광재 "형에게 승리 선물하고 싶었다"
    김주성 "후배들 덕분에 웃으며 떠나"…미국서 지도자 변신 준비

    (사진=KBL)

     


    "김주성 형에게 큰 선물을 주고 싶었습니다"

    'KBL 레전드' 김주성과 함께 원주 프렌차이즈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이광재는 크리스마스인 25일 오후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경기에 비장한 각오로 임했다.

    이광재 뿐만 아니라 선수 모두 마음가짐이 달랐다. 이날 경기 후에는 16년동안 원주 프렌차이즈를 지켰던 김주성의 은퇴식 및 영구결번 행사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광재는 "팀은 3연승을 하고 있고 주성이 형의 은퇴 행사도 걸려 있어 선수들끼리 모든 무대는 마련됐다, 주성이 형에게 큰 선물을 줄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더 응집력을 갖고 경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은퇴 행사는 조금 어색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수도 있었다. DB는 연장전 중반 KCC에 6점차로 뒤졌기 때문이다. 연장전에서 6점 이상의 점수차를 뒤집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DB는 차분히 추격했고 이광재가 결정적인 한방을 꽂았다. 연장전 막판 3점슛과 상대 반칙으로 얻은 추가 자유투를 넣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결국 DB는 KCC에 84대81 승리를 올렸다.

    이광재와 DB 후배들의 열정은 등번호 32번을 원주에 남기고 은퇴하는 김주성에게 큰 선물이 됐다.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고 있는 김주성은 이날 행사를 위해 귀국했다. 경기 후 은퇴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은 김주성은 "웃으면서 은퇴하고 싶었다"며 "후배들이 열심히 해주고 승리를 안겨줘서 정말 즐겁게 웃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은퇴 행사에서는 김주성의 은퇴를 기념하는 헌액 영상이 상영됐고 김주성은 지난 시즌 은퇴 투어를 통해 모금한 671만6000원을 대한장애인농구협회에 기부했다.

    김주성의 이름과 등번호 32번이 적힌 기념 대형 유니폼은 'gooDBye legend'라는 타이틀과 함께 원주 체육관 중앙에 전시됐다.

    김주성은 "원주는 항상 제2의 고향이었고 원주 팬들은 늘 고향 친구 같았다. 어머니, 아버지 같았다. 잘하든 못하든, 다치면 더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분들이었다"며 "많은 팬들이 후배들을 응원해주시는 것을 보니 이제 코트를 떠나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저도 언젠가 다시 즐거운 얼굴로 찾아뵙겠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원주 팬들은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루어져 가기를 힘겨워 한 날에 너를 지킬 수 없었던 아름다운 시절 속에 머문 그대이기에'라는 가사가 담긴 부활의 '네버엔딩스토리'를 다함께 부르며 김주성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날 원주 종합체육관에는 올시즌 DB 홈 최다관중인 4,156명이 몰려들었다.

    (사진=KBL)

     


    김주성은 200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지난 2017-2018시즌 은퇴할 때까지 무려 16시즌동안 원주 프렌차이즈를 지켰던 KBL의 레전드다.

    원주에서 통산 3회 우승을 달성했고 김주성은 정규리그 MVP 2회, 챔피언결정전 MVP 2회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또 KBL 리그 베스트5에도 8차례 이름을 올렸다.

    김주성은 정규리그 통산 최다 블록슛(1,037개)의 주인공이다. 사상 최초로 블록슛 1000개를 돌파하는 금자탑을 세웠다. 통산 득점(10,276점)과 리바운드(4,423개)에서는 서장훈에 이어 역대 2위다.

    원주 프렌차이즈 구단을 꾸준히 상위권으로 이끌었던 김주성은 플레이오프에서도 많은 기록을 남겼다. 플레이오프 통산 득점(1,502점), 리바운드(625개), 블록슛(133개) 부문에서 역대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주성은 "선수들이 오늘 승리를 위해 며칠 전부터 미팅을 했다고 들었다. 의미있는 행사를 준비해준 구단과 후배들에게 고맙다"며 "32번 유니폼이 위로 올라갈 때 뭉클했다. 진짜 끝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영광이었고 원주 체육관에 영원히 남겠구나 생각에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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