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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통' 흔드는 태극기, 전대 최대 변수로 급부상



국회/정당

    '몸통' 흔드는 태극기, 전대 최대 변수로 급부상

    '김진태' 지지층 태극기 세력, 합동 연설회 욕설‧야유 등 돌출행동
    책임당원 32만 중 2~5% 안팎 불과…표심결집도 주목
    당 안팎 우경화 논란 등 우려 목소리도

    5.18 공청회 파문으로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당 윤리위에 제소한 가운데 지난 13일 오전 자유한국당 윤리위가 열리는 것으로 알려진 여의도 기계회관 앞에서 극우 성향의 지만원이 보수단체회원들과 항의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이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합동연설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태극기 세력'이 경선 최대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속적인 장외 집회를 통해 뭉치기 시작한 태극기 세력이 경선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욕설‧야유 등 돌출행동을 하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체 책임당원의 2~5%에 불과한 태극기 세력이 지역 합동연설회 현장을 쫓아다니며 현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을 두고 과잉 대표됐다는 지적도 있지만, 숨은 표심과 충성도를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 '김진태' 지지 태극기, 합동연설회서 욕설·야유

    한국당은 총 4차례 예정된 합동연설회 중 지난 14일 대전과 18일 대구 등 두 차례 일정을 소화했다. 문제는 김 의원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에 참석한 태극기 세력의 돌출행동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태극기 세력이 겨냥한 첫 번째 대상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5‧18 망언 논란에 휩싸이며 김 의원에 대한 징계가 보류되긴 했지만, 김 비대위원장이 원칙에 입각한 처벌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행사 개회 직후 김 비대위원장이 모두 발언에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운을 떼는 순간, 태극기 세력이 모인 김 의원 지지층 좌석을 중심으로 "연설하지마" 등 고성과 함께 야유가 터져 나왔다.

    특히 청년최고위원으로 출마해 '문재인 대통령 탄핵론'을 들고 나온 김준교 후보의 연설 도중에는 태극기 세력이 응원의 함성을 보내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지난 18일 열린 대구·경북(TK) 연설회에서는 수위가 더 높아졌다.

    이들 태극기 세력은 김 비대위원장이 모두 발언을 위해 연단에 오르자 "빨갱이", "XX놈" 등 욕설 섞인 야유를 보내며 행사를 방해했다. "조용히 해달라"는 김 비대위원장의 요청에도 한동안 고성이 지속돼 약 1분 간 연설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들은 또 행사장 안팎에서 최근 논란이 된 5‧18과 관련해 "자위권 차원에서 정당했다", "유공자 명단을 까자" 등 구호를 외치며 청중들을 선동했다.

    ◇ 黃 대세론엔 영향 미미…2등 싸움 '변수'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한 황교안 후보, 오세훈 후보, 김진태 후보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태극기 세력의 돌출행동에도 불구하고 황교안 전 총리의 대세론에는 아직까지 큰 영향이 없다는 관측이다. 배박(배신한 친박) 논란까지 뛰어 넘어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영남권 표심이 황 전 총리로 결집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황 전 총리와 양강구도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오세훈 전 시장이 김 의원과 '2등 싸움'을 벌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당 책임당원은 32만여명으로 지난해 6‧13 지방선거 후 약 4만 8천 명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김 의원을 지지하며 입당한 태극기 세력이 8000~1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책임당원 중 김 의원을 지지하는 1만여 명의 태극기 세력을 합치면 2만~3만 명에 육박한다는 분석이다.

    전체 책임당원의 그동안 전대 평균 투표율이 30% 내외임을 감안하면 10만여 명이 투표장에 나가는데, 김 의원 지지층인 태극기 세력 2만 명이 투표할 경우 전체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게 된다.

    태극기 세력의 돌출행동이 지속되자 공개적인 견제 목소리와 동시에 이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김무성 전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질서를 지키지 않는 과격한 사람들이 결국 일을 그르치게 된다"며 "당이 과격분자들의 놀이터가 되어선 안 된다"고 태극기 세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태극기 세력의 지지를 받는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연설회에서 야유 등 다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데 대해 저도 마음이 불편하다"며 "저를 지지하는 분들은 전대가 당의 화합과 미래를 위해 치러진다는 점에 유념하면서 품격 있는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태극기 세력이 욕설‧야유로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동시에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힘든 구도를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비박계 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태극기 세력이 연설 현장에서는 과잉 대표되는 측면에 있다"며 "안 그래도 당이 5‧18 논란으로 지지율을 까먹고 있는데, 일부 극우파 행보로 중도표를 잃을까 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친박계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태극기 세력이 결국 현장에 와서 '한풀이'를 하는 것 아니겠냐"며 "그 사람들 충성도가 높아서 투표율이 생각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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