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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해봤어야 알지!" 어색해서 더 감격적인 KB의 정상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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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을 해봤어야 알지!" 어색해서 더 감격적인 KB의 정상 등극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의 주장 강아정(사진 가운데)이 3일 청주체육관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 제공=WKBL)

     


    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 부천 KEB하나은행의 경기가 KB스타즈의 71대65로 승리로 끝난 순간 코트 위에서 다소 어색한 풍경이 펼쳐졌다.

    정규리그 우승을 축하하는 축포가 터졌지만 KB스타즈 선수들의 반응은 담담했다. 코트를 밟은 5명은 밝은 미소만 지어보일 뿐 어색하게 서있었고 벤치에서 우승의 감격을 참지 못하고 달려나오는 전형적인 우승 장면은 보이지 않았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코트에 있었던 간판 센터 박지수는 경기 후 "다 뛰어나오고 해야 하는데 다들 '끝났구나' 이런 분위기였다. 벤치에서도 다들 걸어나오고"라고 웃으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자 KB스타즈 주장 강아정은 "우승을 해봤어야 알지"라고 소리쳤다. 진심이 담긴 주장의 말에 동료들은 함께 웃었다.

    KB스타즈는 2006년 여름리그 이후 13년 만에 정규리그를 제패했다. 그동안 챔피언결정전에는 여러 차례 진출했지만 단 한번도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오랜 기간 KB스타즈의 간판급 선수로 활약한 강아정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지수는 애교섞인 불만을 제기했지만 모두가 담담했던 것은 아니다. 강아정은 우승이 결정된 순간 티 나지 않게 눈물을 보였다.

    KB스타즈는 최근 여자프로농구 무대에서 끊임없이 우승에 도전했던 팀이다. 정선민과 변연하 등 여자농구의 전설급 스타들이 KB스타즈 유니폼을 입고 정상을 향해 달렸지만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정규리그 우승만으로도 강아정에게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강아정은 "경기 마지막에 팬들께서 다 일어나서 환호를 보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며 "그동안 떨린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경기장에 나올 때 설렌다고 해야 하나, 떨렸다. 최대한 자제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하면 제발 울지 말라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눈물이 조금 났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고 눈물 콧물 쏙 빼려고 참았다"며 웃었다.

    이처럼 KB스타즈는 벌써부터 차분하게 통합 우승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적 첫 시즌에 우승 감격을 경험한 베테랑 염윤아는 "우리은행 시절 우승한 적이 있지만 그때는 물을 나르다 보니까 우승을 했다. 지금처럼 직집 뛰면서 해낸 것은 처음이라 감회가 남다르다"며 "챔피언결정전은 큰 경기가 긴장할 수 있다. 멘탈을 단단하게 하고 각자 자기 몫만 한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스타즈는 정규리그 우승으로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차지했다. 아산 우리은행과 용인 삼성생명의 플레이오프에서 우승을 다툴 상대가 결정된다.

    강아정은 "두 팀 모두 국내 선수들이 탄탄해서 늘 박빙이었다. 농구 팬들을 위해 연장전도 가고, 3차전까지 재밌게 하고 올라오면 좋겠다. 팬들을 위해 극적으로 이기는 경기가 많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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