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 기디 팟츠 (사진 제공=KBL)
인천 전자랜드가 8년 만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은 날, 주축 외국인선수 기디 팟츠는 환하게 웃지 못했다.
기디 팟츠는 5일 오후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원정경기를 마치고 작심한 듯 평소 쌓였던 분노를 쏟아냈다. 상대가 자신에게 해서는 안될 말을 했고 KBL 무대에서 이미 여러 차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팟츠는 "누군지 말할 수는 없지만 어느 SK 선수가 절대 입에 담아서는 안될 말을 내게 했다. 나는 농구를 하러 왔다. 말로 싸우는 것은 농구의 일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팟츠는 "한국은 예의를 강조하는 나라라고 들었다.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상대 선수가 내게 한 영어 표현을 듣고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었다. 비단 한국이라서가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서도 그런 말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팟츠는 혹시 인종차별과 관련된 말이었는지 묻는 취재진에 그건 아니었다고 답하면서 "어떤 말을 들었는지, 그 말을 입에 담고 싶지는 않다. 상대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말이었다. 그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다른 팀과 경기할 때도 그런 일이 있었다. 신경전이겠지 하면서도 자꾸 반복되니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없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거친 말로 상대를 자극하면서 농구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인 팟츠는 "내게만 그러는지, 다른 선수에게도 그러는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말을 했다가는 싸움까지 날텐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팟츠는 "만약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오늘은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반에 다소 감정이 격앙됐던 팟츠는 후반 들어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전자랜드는 SK에 한때 12점차로 뒤졌지만 팟츠는 후반에만 14점을 몰아넣어 95대90 역전승에 기여했다. 팟츠는 총 20득점을 올렸다.
전자랜드는 이날 승리로 정규리그 2위를 확정짓고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땄다. 하지만 팟츠는 무거운 마음으로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