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쓰담쓰담>
◇ 임미현 > 매주 금요일에는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 코너가 진행됩니다. 체육부 박세운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 임미현 > 오늘은 어떤 주제인가요?
미국 메이저리그의 코리언 빅리거들은 지금도 분주히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LA 다저스의 주축 선발투수 류현진 선수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류현진 선수가 미국 출국을 앞두고 20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한 게 기억나는데요. 시즌 준비를 잘하고 있나요?
류현진의 20승 목표 발언은 반드시 꼭 달성하겠다는 공약이라기보다는 부상없이 한 시즌을 치르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스프링캠프 때 몸을 잘 만들어야 한 시즌 순항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습니다. 좋은 몸 상태로 스프링캠프를 시작해 벌써 두 차례 시범경기 등판을 마쳤습니다. 첫 등판 때 1이닝 무실점으로 산뜻하게 출발했구요. 지난주 토요일 두 번째 등판에서는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
◇ 결과가 굉장히 좋네요. 투구 내용은 어땠습니까?
총 3이닝을 소화했는데 아직 볼넷도, 실점도 없습니다. 시범경기 기간에는 경기 기록보다 구속이나 구위를 살펴보게 됩니다. 지난 등판 때 직구 최고 시속이 148km나 나왔습니다. 직구 평균 구속도 벌써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페이스가 굉장히 빠르고 좋습니다.
류현진은 세번째 시범경기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시간으로 내일(9일) 오전 11시 캔자스시티전 등판이 유력합니다. 3이닝 정도, 40개 이상의 공을 던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만약 내일 경기에서도 호투가 이어진다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깊은 고민에 빠질 겁니다.
◇ 어떤 고민인가요?
다저스는 우리 시간으로 3월29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 애리조나를 상대로 시즌 개막전을 치릅니다. 과연 개막전 선발투수가 누가 될지 미국 현지 언론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다저스에는 클레이튼 커쇼라는 에이스가 있습니다. 2011년부터 작년까지 8년 연속 개막전을 책임진 부동의 에이스입니다. 로버츠 감독은 이미 지난 2월에 올해 개막전 선발투수는 커쇼라고 공언했습니다. 그런데 커쇼가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서 개막전 등판이 어려워졌습니다. 로버츠 감독의 계산도 복잡해졌습니다.
◇ 다저스는 새로운 개막전 선발투수를 찾아야 하겠군요?
맞습니다. 다저스에는 작년 눈부신 호투를 펼친 만 25살의 젊은 투수 워커 뷸러가 있습니다. 커쇼에 이은 다저스의 2선발이구요.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입니다. 커쇼가 안된다면 뷸러가 개막전 선발을 맡는 것이 당연하지만 여기에도 변수가 있습니다.
◇ 어떤 변수인가요?
뷸러는 2015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수술)을 받았구요. 작년에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습니다. 그래서 다저스는 올해 캠프에서 선수 보호차 뷸러의 몸 상태를 굉장히 신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개막이 3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뷸러는 아직 실전 피칭을 하지 않았습니다. 뷸러가 개막전까지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부상은 없지만 진도가 다소 느립니다.
◇ 그렇다면 류현진 선수가 개막전 선발투수를 맡을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류현진은 올해 커쇼와 뷸러에 이어 다저스의 3선발을 맡게 될 예정입니다. 미국 현지 언론의 일반적인 예상입니다. 만약 커쇼와 뷸러가 개막전에 어렵다면? 류현진에게도 분명 기회가 있습니다.
후보는 2명으로 압축됩니다. 류현진 그리고 베테랑 왼손투수 리치 힐입니다. 리치 힐은 최근 3년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한 정상급 선수입니다. 시범경기에서 류현진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히 잘 던지고 있구요.
미국 현지 언론의 보도를 살펴보면, 커쇼와 뷸러가 안된다는 전제 하에, 지금까지는 힐이 개막전 선발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더 많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지 매체 '다저스 웨이'는 오늘(8일) 다저스는 류현진에게 개막전 선발을 맡겨야 한다는 칼럼을 게재했습니다. 결과는 아직 모릅니다. 향후 류현진의 등판 결과를 주목해야 합니다. 계속해서 압도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인다면 로버츠 감독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질 것입니다.
◇ 개막전 선발이 굉장히 영예로운 자리잖아요? 메이저리그에서 뛴 우리나라 선수 가운데 개막전에 등판했던 선수가 있었죠?
그렇습니다. 바로 박찬호 선수였습니다. 2001년에 류현진이 지금 입고 있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시즌 첫 경기 선발을 맡았습니다. 당시 다저스의 에이스는 케빈 브라운이었는데 부상 때문에 박찬호에게 기회가 돌아갔습니다.
◇ 그 시절 새벽 잠 설쳐가며 박찬호 선수의 경기 보고 응원하는 팬들이 많았잖아요.
네. 개막전은 우리시간으로 2001년 4월3일 새벽 3시쯤 시작했거든요? 저도 밤잠을 설쳐가며 경기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다저스가 밀워키를 1대0으로 눌렀고 박찬호는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결승홈런을 친 개리 쉐필드는 우리나라 팬들에게 영웅이 됐습니다. 박찬호가 등판한 날 잘하는 동료에게 '박찬호 도우미'라는 애칭이 붙던 시절입니다.
만약 류현진이 올해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면 우리나라 선수로는 박찬호에 이어 역대 두 번째가 됩니다.
◇ 개막전 선발 등판 여부를 떠나 올해 류현진 선수에 대한 기대는 어느 정도입니까?
류현진은 작년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 FA 권리를 얻었습니다. 다저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1년 1790만달러에 계약했습니다. 한화로 약 200억원이 넘는 큰 금액이구요. 그만큼 많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가 끝나면 또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올시즌 성적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 올해 류현진 선수의 등판 경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흔히 류현진을 두고 스펀지같은 선수라는 표현을 자주 합니다. 뭐든지 금방 배웁니다. 2006년 프로야구 데뷔를 앞두고 한화의 선배 구대성에게 배운 체인지업으로 국내 무대를 평정한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미국에서는 커쇼에게 고속 슬라이더를 배워 요긴하게 활용했습니다.
부상 복귀 후 컷패스트볼과 커브를 장착한 류현진은 올해 새로운 투구 레퍼토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때 최고의 공이라 평가받았던 KIA 윤석민의 슬라이더를 최근에 배웠습니다. 류현진이 작년 왼손타자에게 상대적으로 약했는데 슬라이더를 잘 가다듬으면 경쟁력을 더 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