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경건하게 맞이하기 위한 준비기간인 사순절이 시작되면서 기독교 환경운동 단체들이 생태 환경을 위한 절제와 회개, 기도를 요청하고 있다. 매일같이 미세먼지 공습이 이어지는 등 환경의 문제가 심각한 요즘, 환경 개선의 문제를 그리스도인의 책무로 받아들이는 계기로 삼아보는 건 어떨까.
◇ 플라스틱 감축 등 생태계를 위한 탄소 금식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은 탄소(C02)금식을 사순절 기간 회개와 기도의 주제로 제시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우리의 삶이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를 만들어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반성과 회개, 창조세계를 회복하려는 거룩한 습관의 실천으로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자는 취지다.
그래서 환경교육센터 '살림'이 제안하는 탄소금식은 ‘절제’에 방점이 있다. △아무 것도 사지 않기 △전기 사용량 줄이기 △일회용품(플라스틱) 금식 △전등 끄고 기도의 불 켜기 △종이금식 △고기 금식 등 아무렇지 않게 해오던 일상적인 생활에서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다.
장바구니와 텀블러 사용을 생활화하는 것이라든지, 배달음식을 줄이는 것은 일회용품을 줄이는 생활 습관이다. 또 사용하지 않는 전기 콘센트를 뽑거나, 전기제품 사용 자체를 가급적 줄이는 것도 탄소금식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육류 섭취를 줄이는 식생활 습관도 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축산업 분야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중요 요소에 속한다. 가축들이 먹이를 소화하는 과정에 나오는 메탄이 이산화탄소 보다 20배나 많은 열을 지구에 가두기 때문이다. 목축 탓에 벌목과 수질오염도 심각하다고 살림 측은 지적했다.
◇ 개발 위기에 놓인 숲을 위한 기도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생태환경을 위한 기도로 숲을 위한 기도를 제안했다. 환경연대 측은 우리나라 전체 숲의 면적(2015년 기준)이 약 633만ha로 45년 전인 1975년 675만ha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년 6천846ha의 숲이 매년 개발로 사라지고 있다면서, 이같은 속도라면 2030년에는 622만ha로 숲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개발의 위협을 받고 있는 숲 7곳을 꼽아 매주 함께 기도하며 숲을 돌보는데 나서달라고 밝혔다.
△비무장지대의 숲 : 한반도 평화의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면서 도로개설 등이 섣불리 진행되고 있는데, 철저한 연구와 조사를 통해 평화와 미래를 생각하는 생태적 비무장지대 숲 관리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설악산 숲 :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인정한 국립공원이지만, 설악산 대청봉에 케이블카와 관광시설 설치 사업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리산 숲 :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리산자락 하동 화개면 부춘리와 정금리에 댐을 지어 양수발전소를 만드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고양 산황동 숲 : 작은 마을 숲이지만 주변 골프장 증설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근처에 고양정수장으로 골프장의 농약이 스며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제주 비자림 숲 : 제주 구좌읍 평대리의 비자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비자림을 가로지르는 도로 확장공사로 수백그루의 나무가 잘려나가고, 숲의 생태축이 단절된다는 지적. 숲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가리왕산 숲 : 강원도 정선과 평창에 걸쳐있는 가리왕산은 분비나무, 신갈나무, 자작나무 원시림이 남아있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 때 스키장 시설 개발로 78.3헥타르가 훼손됐다. 약속됐던 산 복원에 지역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어 또 다른 갈등을 빚고 있다.
△제주 성산지역 숲 : 제주 신공항 건설계획으로 제주 남부의 생태계가 파괴될 위기에 처했다. 성산읍 150만 평에 제주제2공항이 들어서면 독자봉 등 오름 10개를 깎아내고 6개의 천연동굴을 메워야 한다. 해안가 철새도래지도 파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