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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사고 나도 당연"…'아스달 연대기' 스태프 제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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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사고 나도 당연"…'아스달 연대기' 스태프 제보 보니

    [현장]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아스달 연대기' 고발 기자회견
    "브루나이 해외 촬영 시 연속 151시간 촬영"
    "현지인들이 우리를 불쌍하게 느낄 정도"
    "연출자, 제작사가 너무 무리한 스케줄을 진행"
    방송스태프노조-한빛센터, 근로기준법 등 위반으로 스튜디오드래곤 고발
    스튜디오드래곤 "제작환경 개선에 대한 사명감 갖고 임하고 있어… 의혹은 확인 필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해외촬영 연속 151시간, 턴키계약 관행 여전'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아스달연대기 고발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해가 떨어지면 위험해서 5인 카누 운행 불가하다고 현지인이 말을 해도 해 다 떨어질 때까지 강행. 5인 배 타고 중간 지점까지 40분 거리를 암흑 속에서 위험하게 운행"

    "숙소 도착해서 장비 정리하고 샤워하고 바로 나와서 버스 이동 1~2시간을 잠을 자고, 현장에서 계속 일을 하였음. 연출자, 제작사가 너무 무리한 스케줄을 진행"

    "진짜 스태프들이 조심히 노력했기에 사고가 안 났지만 언제 사고가 나도 당연한 거였음. 날씨는 덥고 습하고 정글에서 벌레들과 뱀과 사투를 벌이며 겨우 촬영 끝냄"

    "현지인들이 우리를 불쌍하게 느낄 정도"

    올해 tvN에서 방송 예정인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의 스태프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 제보한 내용이다. 또한 해외 로케 당시 151시간 연속 촬영, 주 101시간 촬영 등 살인적인 노동환경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도 제보에 담겼다.

    1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삼일대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주최로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아스달 연대기 고발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해 9월 스튜디오드래곤이 직접 발표한 '68시간 가이드라인'을 하나도 지키지 않은 드라마 제작현장 실태를 알리고, 스튜디오드래곤을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서였다.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센터는 스튜디오드래곤이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 제50조(근로시간), 제53조(연장근로의 제한), 제56조(연장 야간 및 휴일근로), 제70조(야간근로와 휴일근로의 제한) △산업안전보건법 제1장 제10조(산업재해 발생 은폐 금지 및 보고 등), 제2장 13조(안전보건관리책임자), 제4장 23조(안전조치), 제24조(보건조치), 제31조(안건·보건교육) 등 총 10가지 항목을 위반했다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장을 냈다.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센터는 스튜디오드래곤이 △근로계약 전혀 체결하지 않고 △1일 8시간-1주 평균 40시간 기본 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로할 경우 근로자 당사자 동의를 얻어야 함에도 지키지 않았으며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 가산 지급하지 않고 △1주 68시간 이상 근로 불가능한데도 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tvN '아스달 연대기' 브루나이 현장 촬영일지 (표=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제공)

     

    특히 브루나이 해외 로케 때는 2월 27일부터 3월 5일까지 연속 7일간 총 151시간 30분의 초장시간 노동을 했다고 밝혔다.

    주최 측이 이날 공개한 해외 촬영 일지를 보면 일 근로시간은 최저 17시간 최고 25시간이었다. 2월 27일 18시간 30분, 2월 28일 17시간, 3월 1일 20시간, 3월 2일 23시간 30분, 3월 3일 24시간 30분, 3월 4일 23시간, 3월 5일 25시간에 이르렀다.

    기자회견 발언자로 나선 용순옥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살인적인 장시간 촬영은 그에 따른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나"라며 "누구보다 노동자를 모범적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언론, 방송사들이 앞서서 불법행위와 위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故 이한빛 PD의 아버지인 이용관 한빛센터 이사장은 "CJ ENM은 방송 노동조건 개선과 관련한 약속을 했다. 저희는 다른 모든 방송사보다 CJ ENM이 앞장서서 방송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드렸으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면담 요구에도 책임 있는 자는 나오지 않고 날짜를 미뤄서 오늘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은 스튜디오드래곤이 제보를 통해 드라마 제작 노동자들의 의사를 전달받았고,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을 계기로 근로시간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추상적인 답변만을 내놓고 법 위반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센터는 故 이한빛 PD 사건 재발 방지 대책 이행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CJ ENM을 규탄하고 협상 자리에 CJ ENM 책임자들이 나올 것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오늘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1인 시위는 매일 정오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사옥 앞에서 진행한다.

    이에, 스튜디오드래곤은 공식입장을 내어 "당사는 제작가이드의 본래 취지에 따라 제작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태프협의체 구성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없어 난항을 겪는 등 가이드 정착 초기에 어려움도 있지만 주 68시간 제작시간, B팀 운영 등을 준수하며 제작환경 개선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미술 분장팀 촬영시간' 등은 산정의 기준이 다르며, 기타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가 부족해 서로간의 확인이 필요하다. 당사는 고용노동부의 요청 등이 있을 경우 적극 협조할 계획이며 가이드가 전 제작과정에서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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