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자유한국당을 향한 보수통합 움직임에 한층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내 호남계열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 의원은 ‘통합 동참’을 호소했지만, 하태경 최고위원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1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자유우파 필승대전략’ 출판기념회 대담에서 저자인 고성국씨(정치평론가)가 한국당 입당 가능성을 묻자 “확실한 것은 우리는 결국 총선 전에 함께 한다”고 답했다.
다만 “한국당에서 오라고 해야 내가 가는 것”이라며 당장 구체적인 계획이 있지 않다는 점도 밝혔다. “저는 가능하면 (바른미래당의) 다른 사람들도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대담을 나눈 고씨의 인터넷 방송(유튜브)인 ‘고성국 TV’에서 이 의원은 지난달 20일 ‘손학규 찌질(지질)이’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이 의원의 당원권을 정지시켰고, 때문에 지난 18일 의원총회 출입을 제지당한 이 의원이 강력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격분한 이 의원은 의총장에서 손 대표를 대면한 자리에서 “부끄러운 줄 알아라. 당 대표에서 물러나라”고 소리쳤다. 손 대표도 “당장 나가라”며 고성을 질러 양측이 거세게 다퉜다.
이 의원의 이날 발언은 연동형비례제 도입을 위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문제를 놓고 당 내부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 의원은 정기국회 전후 등 올해 말까지 보수통합을 시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화답하듯 동석한 한국당 원유철 의원은 “이 의원은 한국당에 꼭 필요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분”이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꽃가마를 언제 태워드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돕고 있다.
현재 황 대표 주변에선 이 의원 영입 문제에 대해 “당장 필요하다”는 측과 “이 의원이 지금 같은 전투력을 당 밖에서 더 보여주고 있는 것이 낫다”는 측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의원이 발언이 전해진 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쓴 글을 통해 “이제 이 의원을 바른미래당에서 내보낼 시간이 된 것 같다”며 “다른 사람들과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지만 그럴 사람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의총에서 출입을 저지당한 이 의원의 입장을 요구하는 등 패스트트랙 반대에 있어 한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이 의원이 자신이 주도하는 통합론을 펴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