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인으로 나선 배우 윤지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장자연 사건의 증인으로 나선 배우 윤지오씨를 향해 다수 의혹이 제기됐다.
'13번째 증언' 출판부터 후원금까지, 증언의 신빙성과 별개로 고(故) 장자연 사건 증인으로 나선 과정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해명 요구에 윤씨는 아직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유일한 증인인 윤씨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윤씨를 둘러싼 핵심 쟁점 세 가지를 짚어봤다.
◇ 유족 동의 없는 서적 출판 의혹김수민 작가는 최근 SNS에 '13번째 증언' 출판 직전 윤씨와 나눈 것으로 알려진 스마트폰 메신저 내용을 캡처해 게시했다.
윤지오씨는 김수민 작가에게 "대놓고 (장)자연 언니 이야기 쓰고 싶지 않다. 그냥 연예계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는 거고, 그 중 언니 이야기는 일부분으로 이니셜로 모든 것을 처리할 것"이라고 자신의 집필 방향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실제 윤씨가 집필한 '13번째 증언'을 살펴보면 '장자연 사건과 리스트의 유일 목격자인 윤지오가 밝히는 10년의 기록'이라는 소개 문구와 함께 장자연의 실명을 목차에 거론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장자연 사건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윤지오씨는 이 스마트폰 메신저에서 "유가족은 돈밖에 모르고 저도 고인에 대해서 명예훼손 하기 싫고, 그쪽 가족은 오히려 언니를 제물삼아 모든 사건을 덮고 은닉하려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23일 진행된 SNS 라이브 방송에서 윤지오씨는 이에 대해 언급했다. 유족의 '동의' 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책 출판에 직접적인 '반대'와 '이의제기'가 없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윤씨는 "유족은 책 내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고,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계시다. TV 시청도 하지 않는다. 나도 만나뵙고 싶지만 시기가 있는 것 같다. 책 판매수익금을 드리고 싶고, 비영리단체에서 원한다면 많은 금액을 전달하고 싶지만 다 그냥 힘드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내가 계속 올곧게 걸어나갈 수 있도록 힘을 주신 원동력이다. 그분들이 못하시는 몫이 있기 때문에 내가 대신해서 싸우고 있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후원금 내역 미공개 의혹실명 증언을 시작한 지난달부터 윤씨는 '경호비' 명목으로 후원 계좌를 열었다. 장자연 사건의 증인으로 나선 윤씨에게 많은 네티즌들은 후원금으로 지지를 보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지오씨는 다방면에서 후원금 모금을 진행했다.
일단 증언자 보호를 위한 비영리단체 '지상의빛' 설립을 위해 후원금을 모았고, 24일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도 윤지오씨의 영문 이름으로 20만달러(한화 약 2억 2,876만 원) 목표액인 후원금 모금 계정이 개설됐다. 이밖에도 굿즈(MD상품) 제작· 판매를 준비 중이다.
일부 후원자들은 윤씨가 총 모금액과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들어 문제를 제기했다. 장자연 사건 증인 보호를 위해 모인 후원금인만큼 그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달라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한 SNS 계정은 후원금 반환을 위한 법적 소송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 장자연 리스트 목격 의혹
고(故) 장자연 문건을 최초 보도한 김대오 기자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윤지오씨가 목격했다고 주장한 장자연 리스트 전반에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윤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억하기로 4장이고, 원본이라고 하는 부분을 봤다. 유족 분들이 보시기 전에 내가 먼저 봤다"면서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것들까지 있었고, 언니(장자연)가 받았던 부당한 대우에 대해 호소를 하는 내용과 이름들이 나열돼 있었다. 그 페이지가 한 페이지를 넘어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김대오 기자는 "일단 리스트라는 단어에 대해서 직함 등 일목요연하게 1페이지나 2페이지 가는 리스트는 말이 안된다. 장자연 문건에 등장하는 숫자는 아무리 해도 여섯명이 안 된다. 김성훈, 송선미, 이미숙 빼고도"라고 반박했다.
유족 이전에 문건을 봤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윤지오는 봉은사에서 유족과 유장호 씨, 그리고 도착하기 전에 유장호 씨 차 안에서 사본을 봤다, 원본을 봤다 말이 바뀌는 중"이라며 "당시 원본은 사전에 유장호 씨가 봉은사 특정한 장소에 파묻어놨었다. 따라서 윤지오 씨가 원본과 사본을 다 봤다고 하는 거, 차 안에서 봤다는 건 설명이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