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지난 26일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열리는 국회 회의실 앞을 점거하고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 등 특위 위원들의 입장을 막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28일 "과거처럼 여야가 서로 고발 조치를 하고 유야무야로 끝나는 일은 이번에 결코 없다"며 "검찰이 시간 끌지 말고 가장 신속하게 수사를 끝내고 사법절차를 묻도록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이 무력으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회의 진행을 방해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지금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우리당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을 고발조치 했다"며 "내일 추가적으로 증거자료를 첨부해 추가 고발도 한다"고 했다.
이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이 통과될 때까지 국회 선진화법에 따른 회의 질서유지를 방해하는 국회의원이나 보좌관, 당직자들은 예외없이 고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 한국당에서 저를 비롯한 국회의원과 당직자 일부를 고발했다"며 "신속처리안건 절차만 끝나면 저는 저부터 검찰에 자진 출두하겠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사법절차에 당당히 임할테니, 한국당도 수사를 신속하게 수사를 받고 법적 판단을 받으라는 것이다.
국회 내 비상대기 중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예결위 회의장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입장을 밝힌 후 다시 예결위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에서는 지금 폭력과 불법을 통해 (패스트트랙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착각"이라며 "아주 낙관적으로 (패스트트랙 지정을)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한국당이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면서 외치는 '헌법 수호', '독재 타도' 등과 관련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 선진화법을 대놓고 무시하고 무법천지로 만들면서 '헌법 수호'라고 하니까 정말 해석이 안 된다"며 "그리고 '독재 타도'는 박정희 유신정권이나 전두환 독재정권 때 외쳤어야지, 왜 지금와서 독재타도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이 논의의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서 본격적인 대화와 협상을 하자고 하는 것"이라며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의 최종 처리를 위해서 한국당이 협상에 나서야 하고, 우리도 적극 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20년 고위공직자들의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20년 넘게 있었으나 한국당이 반대해서 입법하지 못했다"고 했고, "선거법에 대해서도 여야가 지난해 12월 15일 합의를 하고 나서 다섯 달째 협상을 안하고 있다"며 패스트트랙으로 이들 법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인내심을 가지고 한국당을 설득하겠다"며 패스트트랙 처리를 위한 대화의 문은 열어둔다면서도 "이번에 반드시 신속처리안건 법안으로 지정하겠다는 것은 흔들림이 없다"고 거듭 의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경찰에 협조를 요구해 한국당 측을 강제로 끌어내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운영위에서 한국당이 경찰의 병력 투입을 합의해주지도 않을 뿐더러, "거기까지 가서는 안 된다"며 지금보다 더 악화된 모습은 보일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 문희상 국회의장은 경호권을 발동해 국회 경위들이 한국당 측을 저지하려 했지만, 70여 명 밖에 되지 않는 경위들은 물지적으로 한국당 측의 완강한 저항을 뚫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