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제구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그렉 매덕스였다. 사실 지금까지도 그렇다.
1986년 데뷔해 2008년 은퇴한 그렉 매덕스는 통산 355승 227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했다.
그렉 매덕스는 1992년부터 4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차지할 정도로 당대 최정상급 투수였다. 14년 연속 200이닝 이상 소화, 17년 연속 15승 이상 달성이라는 믿기 힘든 기록을 보유했다. 수비도 잘했다. 무려 18번이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렉 매덕스는 뛰어난 제구력과 완급 조절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의 투수였다. LA 다저스의 레전드 오렐 허샤이저는 매덕스가 티컵 안으로 공을 던질 수 있는 수준의 정확한 제구력을 갖춘 투수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그렉 매덕스는 통산 35번의 완봉승을 기록했다. 그 중 13번은 투구수 100개를 넘기지 않고 달성한 완봉이었다.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매덕스의 팬으로 알려진 야구 라이터 제이슨 루크하트는 100개 미만의 투구수로 달성한 완봉승을 '매덕스'라고 정의했다. 이는 여러 매체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표현이 됐다.
2019시즌 처음으로 '매덕스'를 달성한 투수는 시카고 컵스의 카일 헨드릭스다. 그는 지난 5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81개의 공으로 완봉승을 따냈다.
류현진은 시즌 두 번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서 93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완봉승을 달성했다. 공교롭게도 상대팀은 매덕스가 오랜 기간 머물며 전성기를 함께 누렸던 구단이다.
투구수가 공식적으로 집계된 1988년 이래 류현진은 다저스의 통산 14번째 '매덕스'를 기록했다. 2013년 개막전에서 투구수 94개로 완봉을 달성한 클레이튼 커쇼 이후 다저스의 첫 '매덕스'이기도 하다.
또 류현진은 2008년 구로다 히로키 이후 가장 적은 투구수로 완봉승을 달성한 다저스 투수가 됐다. 구로다 히로키는 그해 7월 경기에서 91개의 공으로 완봉승을 따냈는데 그때도 상대팀은 애틀랜타였다.
1988년 이후 가장 적은 투구수로 완봉승을 달성한 선수는 존 리버다. 그는 시카고 컵스 소속이었던 2001년 5월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9회까지 78개의 공을 던졌다.
컵스는 3대0으로 이겼고 결승타의 주인공은 새미 소사였다.
총 13회로 최다 기록을 보유한 그렉 매덕스에 이어 가장 많은 '매덕스'를 남긴 투수는 1984년부터 1996년까지 뛰었던 제인 스미스다. 기록은 매덕스의 절반 수준인 총 7회다.
2017년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전설적인 투수 로이 할라데이는 연장전을 치르고도 '매덕스'를 달성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이었던 2003년 9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투구수 99개로 10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1대0 승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