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자신의 발언에 사과하며 이주여성들 앞에 허리를 숙이고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다문화 가족 자녀를 가리켜 '튀기'라고 지칭하고, '잡종강세'라고 말한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후보 시절부터 수차례 자신의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CBS노컷뉴스가 파악한 정 시장의 첫 망언은 지난 2016년 4월 8일, 4·13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KCN금강방송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처음 나왔다.
당시 후보 신분이던 정 시장은 농민월급제 공약에 대한 다른 후보의 질문에 "계획성 없이 한번에 가을에 돈받아가지고 몽창, 옛날엔 그래서 집에서 화투치고 다 날렸잖아요"라며 비하성 발언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 시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농부의 아들로 누구보다도 농업·농촌을 사랑한다"며 "열심히 만든 공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의욕이 앞서 뜻하지 않게 어릴 적 일화를 이야기한다는 것이 와전됐다"고 사과했다.
이밖에도 후보 시절 정 시장은 경쟁 후보에게 '저는 전라북도 행정부지사(1급) 출신인데, 국토부 국장(2급) 출신은 몇 급이냐'는 취지로 묻거나, 익산시청 신청사 건립 문제를 놓고 "시민들은 저게(청사가) 임대인지 자가소유인지 관심 없다"고 말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17년 6월 2일 전북도의회 삼성 새만금투자 무산 진상규명과 투자협약(M0U) 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도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 (사진=전라북도의회 인터넷방송 영상 캡처)
설화(舌禍)는 그가 시장이 된 후에도 이어졌다. 지난 2017년 6월 2일 정 시장은 '전북도의회 삼성 새만금투자 무산 진상규명과 투자협약(M0U) 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도민여러분에게 드릴 말씀은, 정말 도민여러분이 불쌍하구나. 지도자 잘못 만나서 이렇게…"라고 말했다.
이후 전라북도와의 관계가 냉랭해지자 정 시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이 발언은 저를 비롯한 지역사회 지도층 전반을 광범위하게 내포하는 의미로, 특정인을 지칭하거나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당시에도 정 시장은 자신의 말을 "정제되지 못한 발언"으로 정의했다. 이번 '잡종강세·튀기' 발언 이후 자신의 말을 '용어선택이 적절치 못했다'고 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주여성들은 "용어 선택이 아닌 인식에 문제가 있다"며 정 시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한 지역 정치인은 "정 시장이 때때로 생각을 하지 않고 말을 던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잡종강세·튀기) 발언은 실수가 아니고 인식이 언어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