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콜로라도 로키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2주 전 메이저리그의 새 역사를 썼다. 4경기동안 무려 92득점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벌였다. 4연전 양팀 합산 92득점은 메이저리그 신기록.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의 악명을 널리 알린 시리즈였다.
쿠어스필드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야구장 중 해발 고도가 가장 높은 1600m다. 고지대는 낮은 지대에 비해 산소가 희박해 공기 저항이 적다. 타구 속도가 더 빠르고 홈런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를 자랑하는 류현진을 필두로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LA 다저스 선발진이 과연 쿠어스필드에서도 위력을 떨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산은 산이었다.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6월 들어 압도적인 페이스를 자랑하던 워커 뷸러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덴버 쿠어스필드 원정 4연전의 첫 날 경기에 선발 등판해 올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워커 뷸러는 5⅔이닝동안 무려 13안타 1볼넷을 허용하며 7실점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6월 4경기에서 3승무패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했던 워커 뷸러의 위용이 쿠어스필드에서 무너진 것이다.
류현진도 '투수들의 무덤'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류현진은 29일 쿠어스필드 원정에서 콜로라도 타자들에게 홈런 3방을 허용하는 등 4이닝 9피안타 1볼넷 7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사타구니 부상에서 복귀한 후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경기 3홈런 및 7실점 모두 올시즌 최다 기록이다.
1.27이었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방어율)은 하루만에 1.83으로 치솟았다.
다저스가 9대13으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2패(9승)째를 당했다. 4경기 연속 시즌 10승 도전에 실패했다.
워커 뷸러도 하루 전 비슷한 경험을 했다. 6월 호투에 힘입어 2.96까지 낮췄던 시즌 평균자책점이 3.43으로 크게 올랐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들이 쿠어스필드를 정복하지 못한 사례는 많다. 통산 평균자책점 2.42를 자랑하는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도 쿠어스필드 통산 평균자책점은 4.57(21경기)로 좋지 않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레전드 그렉 매덕스의 콜로라도 원정 평균자책점은 5.19, 현역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는 맥스 슈어저(워싱턴)의 쿠어스필드 평균자책점은 각각 5.88로 커리어 평균 기록에 크게 뒤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