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게 바로 쿠어스필드다"
류현진(32)이 올시즌 가장 부진한 투구를 펼친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 원정경기에서 포수로 함께 호흡을 맞춘 러셀 마틴이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을 통해 남긴 말이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4이닝동안 홈런 3개를 포함, 9안타 1볼넷을 내주고 7실점 했다.
해발 고도 1600m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낮은 지대에 비해 산소가 희박해 공기 저항이 적다. 따라서 타구가 더 멀리 날아간다. 게다가 이날 경기가 시작할 때 기온은 섭씨 33도로 높았다. MLB닷컴은 장타가 나오기 더 쉬운 환경이었다고 평가했다.
다저스는 9대13으로 졌고 류현진은 시즌 2패(9승)째를 안았다. 홈플레이트에서 다저스 마운드가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본 포수 마틴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틴은 쿠어스필드에서 43번이나 경기를 치른 베테랑 포수다.
마틴은 MLB닷컴을 통해 "여기서 등판하는 투수들은 평소처럼 플레이하지 못한다. 평소 쿠어스필드 경기 때보다도 공이 더 높게 뜨는 것처럼 보였다. 상대 타자들이 효과적으로 스윙을 한 것인지, 아니면 야구가 더 어려워진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현지 언론을 통해 류현진을 감쌌다.
로버츠 감독은 "이곳(쿠어스필드)에 오는 것을 좋아하는 투수는 없을 것"이라며 "여기에서는 공이 덜 꺾이는 경향이 있고 평소와 다르게 움직인다. 투수로서는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날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초반에는 커브가 잘 꺾이지 않았다. 두 차례 원바운드 공이 나오기도 했다. 중반부터는 고지대 영향 때문인지 평소보다 더 일찍 지친듯한 기색도 보였다.
로버츠 감독은 "4회까지도 잘 맞은 타구가 나왔다. 콜로라도 타자들이 류현진을 잘 공략했다"고 말했다.
버드 블랙 콜로라도 감독도 타자들을 칭찬했다. MLB닷컴을 통해 "타자들이 올시즌 최고의 투수 중 한명인 류현진에 맞서 준비한대로 잘해줬다"고 말했다.
콜로라도와 다저스는 이틀동안 양팀 합산 42득점을 주고 받는 난타전을 벌였다. 콜로라도는 이날 승리로 다저스와의 맞대결 12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30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양팀의 4연전 중 세 번째 경기에서는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존 그레이(콜로라도)의 선발 맞대결이 펼쳐진다.
통산 160승70패 평균자책점 2.41를 기록 중이고 세 차례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다저스의 간판 커쇼가 쿠어스필드 효과를 억누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커쇼는 쿠어스필드에서 통산 21번 등판해 10승4패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은 통산 기록보다 떨어지는 4.57에 머물렀다. 쿠어스필드는 그동안 커쇼에게도 쉽지 않은 무대였다.
그레이는 올시즌 8승5패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하고 있는 콜로라도의 간판급 선발투수다. 홈경기 성적(3승1패 평균자책점 3.47)이 원정 성적(5승4패 평균자책점 4.20)보다 더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