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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회에 고개숙인 박원순…"소통 부족했습니다"

사회 일반

    [단독] 의회에 고개숙인 박원순…"소통 부족했습니다"

    처음으로 여당 의원총회에 참석 유감 표명
    "숙의예산 딱지 없애겠다" 약속
    "무기명 투표 결정때 가슴이 철렁"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자료사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의회를 대하는 태도가 180도로 바뀌었다.

    서울시장 재임 중 최초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지난 1일에는 전국 광역의회 운영위원 세미나가 열린 제주도까지 달려가 의원들과의 소통에 정성을 기울이며 광폭 소통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17일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 만장일치 부결됐던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정원조례가 지난 1일 가결처리된 건 우연이 아니었다.

    이 조례안을 처리하기 위해 긴급 소집된 7월 원포인트 시의회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28일 민주당 의원총회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한 시의원은 "서울시장이 의총에 참석했었다"며 "유례가 없었던 최초의 사례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두 가지를 얘기했다. 첫째, "노후 상수도관 교체를 위해 긴급히 편성한 727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해 준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의회와의 소통 부족에 대한 사과 발언이었다.

    그는 "민주주의위원회 정원 조례는 시가 충분히 설명을 못 드린 걸로 안다"며 "(저도)조례안이 부결 된데 충격을 받았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소통부족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파문의 진원지였던 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장실도 방문해 민주주의위원회, 숙의예산제와 관련해 ▲의회의 예산심의의결권이 침해 받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점과 ▲서울시가 넘기는 숙의예산안을 의원들이 보다 자유롭게 심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A 시의원은 "지금껏 숙의예산안에는 서울시에서 딱지가 붙은 채로 넘어와 사실상 숙의예산이라며 손을 못대게 해 의원들의 불만이 팽배했었다"며 "박 시장이 딱지를 붙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사진=연합뉴스)

     

    이외에 주민참여민주주의나 숙의민주주의의 대표성 문제에 대해, "예산이 배정된 담당부서가 책임을 지고 (업무를) 하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즉, 참여민주주의라고는 하지만 1천만 시민 중의 대표라고 하는 대표성은 어떻게 담보하고 누가 거기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준 것이다.

    박 시장은 민주주의위원회 관련 조례가 통과된 1일에는 의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제주도로 달려갔다. 이날 제주도에서 전국 광역의회 운영위원 세미나가 열렸는데 박시장은 여기서도 "이런 일이 다시 없도록 의회와 소통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미나 뒷풀이 자리에서는 시의원들을 한 명씩 찾아가 술잔을 권하고 이례적으로 노래('내 나이가 어때서')까지 부르며 의원들에게 한껏 친밀감을 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앉은 테이블에서 "표결과정에서 무기명 투표가 결정됐을 때 가슴이 철렁했다. 또 부결되는 것 아닌가 걱정했었다"고 당시의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한 서울시의원은 "박 시장도 조례안 부결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면서 "이후로 시장이 많이 달라졌는데 1일 표결 직후에도 여러 의원들에게 감사의 전화도 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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