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
선수의 위상은 그가 잘했을 때만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언론 LA타임스는 5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류현진이 3개의 볼넷을 허용한 것을 두고 "류현진답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LA타임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총 7개의 볼넷만을 허용한 류현진이 하루에 3개를 내줬다며 이는 작년 4월22일 경기 이후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오프너가 아닌 정식 선발투수가 한 경기에서 볼넷 3개를 허용하는 것이 결코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류현진의 경우는 다르다. 시즌 내내 믿기 힘든 수준의 제구력을 자랑했기 때문에 볼넷 3개를 내준 것만으로도 화제가 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도 류현진이 하루에 3볼넷을 내줬다는 사실을 주목하면서 "이는 류현진이 지난 7경기에서 내준 총 볼넷수와 같다"고 소개했다.
볼넷 3개가 이례적인 일로 느껴질만큼 류현진의 올시즌 제구력은 압도적인 수준이었다는 뜻이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동안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을 기록하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볼넷이 '평소보다' 많았지만 이는 그만큼 신중하게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안정된 제구력으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간 뒤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노리면서 실투를 방지하는 집중력 있는 투구가 돋보였다.
LA타임스는 "류현진답지는 않았지만 그는 여전히 그리고 충분히 효율적이었다"며 류현진의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을 주목했다.
이 매체는 "류현진은 리그 1위인 평균자책점 기록을 1.73으로 낮췄다.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능력 덕분에 가능했다"며 샌디에이고가 류현진을 상대로 세 차례 득점권 타석 기회를 잡았지만 1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류현진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매우 낮은 수준인 0.110이라고 소개했다.
다수의 매체들은 다저스가 5대1로 승리한 샌디에이고전 결과를 두고 "다저스에게 끝내기 영웅은 필요하지 않았다"라는 문장을 적어넣었다.
류현진의 무실점 호투가 승리의 발판이 됐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투수가 되면서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값진 시즌 10승 및 통산 50승을 수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