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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난 동료를 위해 한마음 된 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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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떠난 동료를 위해 한마음 된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이 세상을 떠난 LA 에인절스의 투수 타일러 스캑스를 추모하기 위해 마운드에 그의 등번호 45번을 그렸다 (사진=텍사스 구단 SNS 캡처)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 파크에서 개최된 2019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LA 에인절스의 경기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에인절스의 투수 타일러 스캑스가 지난 2일 텍사스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소속 구단과 동료들은 물론이고 리그 구성원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다. 사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현지 경찰은 타살의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스캑스는 2014년부터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우드랜드 힐스 출신인 스캑스는 어린 시절부터 에인절스의 열렬한 팬이었다. 구단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고 동료들도 그를 좋아했다.

    텍사스와 에인절스는 2일부터 맞대결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만 27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스캑스의 소식을 전해들은 두팀은 첫 날 경기를 취소했다. 깊은 슬픔에 잠긴 에인절스 선수들이 다시 그라운드에 설 마음의 준비가 됐을 때 경기를 하기로 했다.

    에인절스는 하루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분위기는 엄숙했다. 에인절스 선수들은 경기 전 묵념 때 등번호 45번이 적힌 스캑스의 유니폼을 들고 나란히 섰다.

    홈팀 텍사스도 애도에 동참했다. 텍사스 구단은 평소 스캑스가 밟았던 마운드 위에 그의 등번호인 숫자 45를 그렸다. 유니폼 등번호 디자인과 색깔을 그대로 가져왔다. 경기 내내 전광판에도 숫자 45번이 새겨졌다.

    애도의 물결은 알링턴에서 약 2000km 정도 멀리 떨어진 워싱턴시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선발투수 패트릭 코빈은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46번 유니폼을 내려놓았다. 대신 세상을 떠난 친구의 등번호 45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다.

    코빈은 첫 공을 던지기 전, 마운드 모래에 손가락으로 숫자 45를 그렸다.

    코빈은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스캑스와 함께 나란히 에인절스의 지명을 받았다. 둘은 2010년 함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트레이드됐고 2012년에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코빈은 스캑스가 에인절스로 이적하기 전까지 2시즌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야구를 계기로 가까워진 둘은 절친한 사이였다. 코빈은 작년 스캑스의 결혼식 때 신랑 들러리를 맡았다.

    둘의 우정을 잘 알고 있는 워싱턴의 데이브 마르티네스 감독은 이날 마이애미전을 앞두고 코빈에게 선발 등판을 뒤로 미뤄도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코빈은 감독의 제안을 거절했다. 친구가 가장 좋아했던 야구만큼 뜻깊은 추모도 없었다.

    3회 도중 비가 내렸다. 76분동안 경기가 지연됐다. 비 때문에 경기가 중단되면 공을 던지던 투수의 어깨는 차갑게 식는다. 30분만 중단되도 경기가 재개될 때 투수를 교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코빈은 비가 그친 뒤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코빈은 경기 내내 세상을 떠난 친구와 그의 가족을 생각하며 공을 던졌다고 밝혔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7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스캑스의 동료들도 힘을 냈다. 에인절스는 텍사스에 9대4 승리를 거뒀다.

    경기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슬픔에 잠긴 원정팀을 생각하는 홈팀의 배려가 눈에 띄었다. 텍사스는 홈팀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 평소와 달리 음악을 틀지 않았다. 득점을 올리거나 홈런을 친 타자는 세리머니를 자제했다.

    텍사스의 추신수는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추신수는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좌측 방면 2루타를 쳤다. 시즌 21호 2루타. 추신수는 계속된 텍사스 공격에서 노마 마자라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이후 세 차례 타석에서는 삼진 1개를 당하는 등 안타없이 물러났다. 시즌 타율은 0.278이 됐다.

    한편,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은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최지만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올렸다. 7회말 2사 2루 자신의 마지막 타석에서 내야안타를 쳤다. 시즌 타율은 0.266을 유지했다.

    탬파베이는 볼티모어를 6대3으로 누르고 4연승을 달렸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는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6회초 3루 대수비로 경기에 투입됐다. 강정호는 6회말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1타수 무안타로 시즌 타율은 2리 낮아진 0.160이 됐다.

    피츠버그는 컵스를 5대1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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