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충북 청주시 수곡동의 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소음 기준치 이상(65dB)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청주CBS 최범규 기자)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소음이 매일 아침마다 되풀이 되고 있다며 주민들이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넉 달 넘게 이어진 하소연에도 정작 관계 기관은 귀를 막았다.
16일 찾은 청주시 수곡동 잠두봉공원에 들어설 11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출근과 등교가 한창인 아침 8시부터 이곳에서는 요란한 굉음이 내내 터져 나왔다.
충북 청주시 수곡동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장 인근에서 휴대전화 어플로 측정된 소음 정도. (사진=주민 제공)
이런 소음은 규제 기준치인 65dB(데시벨)을 훨씬 웃돌아 천둥소리와 맞먹는 100dB에 육박했다.
주민들은 창문을 모두 걸어 잠가도 대화조차 어려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런 공사장 소리가 매일 아침마다 한 시간 넘게 이어진다는 하소연도 쏟아졌다.
주민 A(73)씨는 "매일 아침마다 와장창 물건 떨어지는 소리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내내 이어진다"며 "도저히 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62)씨는 "올 초에도 공사장에서 날리는 먼지로 창문 한 번 못 열고 생활했는데 이제는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고 불평했다.
지난 3월부터 서원구청에 하루에 1~2건씩 매일 같이 이어지는 민원에도 상황은 전혀 나아진 게 없다.
공사가 마무리되는 오후시간대 잠깐 들러 소음을 측정하는 등 관계기관의 행정 조치가 형식적인 수준의 그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공사 시행사 측도 소음 방지 시설을 설치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실질적인 대책에는 손을 놨다.
이에 대해 시행사 관계자는 "주민 민원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소음 기준치 이하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소음 방지 시설도 설치했다"고 해명했다.
2021년 준공 때까지 한동안 더 소음 공해에 시달려야 하는 주민들의 입장에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