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정문(사진=연합뉴스)
서울대에서 근무하던 청소 노동자가 최근 교내 휴게실에서 숨진 것과 관련해 학생들이 학교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학생 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은 14일 성명을 내고 "학교 측은 고인이 지병으로 인해 사망했다며 선을 그으려 하고 있으나 비인간적 환경에 고인을 방치한 것은 사용자인 학교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인이 숨진 휴게실은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찌르고 에어컨·창문도 없는, 계단 아래에 간신히 마련된 간이 공간이었다"며 "가만히 서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곳을 고령 노동자들은 휴게실이라고 부르며 이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인이 숨진 날 서울의 낮 기온은 35도였는데, 8068평에 달하는 건물을 매일 쓸고 닦던 노동자에게 내어진 공간은 고작 한 평 남짓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사건은 노동자의 인간적 대우에 관심 없는 학교의 모습을, 폭염에조차 불평등이 스며든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면서 "학교 측은 사용자로서 그를 비인간적 환경에 방치한 책임을 인정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인간다운 근무환경과 처우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비서공 활동가에 따르면 이날 유족들은 고인이 숨진 현장을 방문하고 유품 등을 정리했다.
한편 서울대 청소노동자 A(67)씨는 지난 9일 오후 12시 30분쯤 서울대 공과대학 내 직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서울대 법인직원으로 전환된 A씨는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