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이 상반기 기준 7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분기 최악의 적자에 이어 2분기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다소 좋아졌다고는 하나 상반기 전체적으로는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했던 2012년 이후 가장 나빴다.
여름철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전력판매를 빼면 실적을 회복할 카드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결국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전은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9천285억원(잠정치)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이는 2012년 상반기 2조3천억원 이후 가장 큰 손실액이다. 올해 2분기는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2천986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1조1천733억원으로 2013년 1조4천억원 이후 6년 만에 가장 나빴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의 높은 국제유가가 구입전력비에 반영되면서 1분기 영업손실이 늘었고 상반기 손실액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단가에 적용되는 유가는 평균 5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올해 두바이유는 배럴당 67.4달러로 지난해의 72.1달러보다 떨어졌지만, 2016년 43.2달러나 2017년 49.85달러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 이용률이 줄고 상대적으로 단가가 비싼 LNG 가동률이 늘어나는 것도 한전의 지출을 늘린 요인이 됐다.
그나마 2분기 원자력발전 이용률이 지난해보다 높아진 것이 손실액을 어느 정도 보전했다.
2분기 기준 원전 이용률은 지난해 대규모 예방정비로 62.7%까지 떨어졌으나 올해는 82.8%로 회복됐다.
한전은 "2017~2018년 원전 이용률 하락은 격납건물 철판 부식, 콘크리트 공극 등 과거 부실시공에 대한 보정 조치를 위해 원전 정비일수를 늘렸기 때문"이라며 "탈원전과는 무관하고 지난해 3분기부터 원전 이용률은 상승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냉방수요 등으로 3분기에는 실적 '반짝' 상승이 기대되지만 근본적인 실적 개선을 확답하기는 어렵다. 유가나 환율 등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한전의 영역 밖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한전으로서는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만들려고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한전은 지난달 1일 공시를 통해 "재무 여건에 부담되지 않는 지속가능한 요금체계 마련을 위해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제도의 합리적 개선, 주택용 계절·시간별 요금제 도입 등 전기요금 체계개편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은 단기적인 실적으로 인해 결정될 수는 없고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다만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 정부와 협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진전을 이루려고 한다"며 "준비를 세밀하고 착실하게 해서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체계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