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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스펙에 유급 장학생"…조국판 '스카이캐슬'

사회 일반

    "희귀 스펙에 유급 장학생"…조국판 '스카이캐슬'

    논문 제1저자부터 '황제 장학금' 논란까지 의문투성이
    외고 동문 "논문 내용은 전문성 크지 않지만…제1저자는 이상해"
    서울대 의대생 "의대에 성적 부진자 장려 장학금이 어디있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을 향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서울 한영 외국어고등학교(이하 외고) 재학 중,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일부터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이하 부산대 의전원) 시절 받은 장학금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조 후보자의 딸 조모씨 학력은 다음과 같다. 조씨는 2007년 서울의 문과계열 특수목적고등학교(이하 특목고)인 한영외고에 입학해 2010년 고려대학교 이과계열에 수시전형으로 진학했다. 부산대 의전원은 2015년도에 입학했다. 뒤늦게 의사의 꿈을 이루기 위한 평범한 학력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보편성'을 벗어난 논란들이 존재한다.

    조씨와 유사한 학력을 가진 이들은 해당 논란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조씨의 외고 동문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생에게 직접 물어봤다.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의학 논문 제1저자에 조국 교수의 딸 이름이 보인다. (사진=자료사진)

     

    ◇ 논문 스펙도 희귀했는데…"'제1저자'는 더 이상"

    한영외고 시절, 조씨는 소위 '유학반'으로 불리는 영어과 학생이었다. 그만큼 유학 경험 있는 학생들이 다수였고, 동일 외고 내에서도 운영이 달랐다. 미국 아이비리그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배출되는가 하면, 미국 대학 학점을 미리 이수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조씨는 고등학교 2학년인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의학 논문(eNOS Gene Polymorphisms in Perinatal Hypoxic-Ischemic Encephalopathy)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논문의 제1저자는 보통 가장 기여도가 높은 연구 주도자가 등재된다.

    그런데 조씨를 제외한 저자들이 모두 박사와 교수들이고, 조씨는 2주 간의 인턴십 프로그램에만 참여했다고 알려져 수시 입학을 위한 '편법성' 등재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이하 청문회 준비단)은 "학교에서 마련한 정당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 평가를 받은 것이고 후보자와 후보자 배우자가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 논문에 대한 모든 것은 지도교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당시 이 같은 '논문 스펙'은 상당히 희귀했으며 '제1저자'로까지 이름이 등재되는 경우는 더더욱 없었다는 전언이다.

    조씨보다 1년 선배인 한영외고 동문은 CBS노컷뉴스에 "'논문 제1저자'라는 스펙은 처음 들어봤다. 입학사정관제 이후 정성적 평가가 중요해지면서 요즘에는 이런 준비도 있는 것 같지만 당시 스펙을 위해 이런 걸 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제1저자' 등재에 대해서는 "사실 논문 내용 자체는 병리학을 몰라도 쓸 수 있는, 전문적 내용은 아닌데 제1저자로 이름이 올라간 게 이상하다. 논문 주제를 보면 이 때부터 의전원 그림을 그렸던 것 같기는 하다"라고 덧붙였다.

    20일 오후 경남 양산시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건물.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의전원 수시=특기자 전형…"유급 장학금 말도 안돼"

    의학전문대학원은 타 전공을 했지만 의사가 되고픈 학생들을 위한 교육기관이다. 대학교 입시처럼 정시와 수시로 입학전형이 나눠져 있는데 수시는 일반적으로 영어공인인증시험 성적, 대학교 학점, 면접 등 비중을 높게 산정해 신입생을 뽑는다.

    조씨는 이 중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성적 취득을 증명하되, 점수는 평가받지 않는 수시 전형으로 입학했다. 정원의 10% 가량만 이 전형으로 뽑히기 때문에 대학교 수시보다는 '특기자 전형'에 더 가깝고, 자격 미달 합격생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의대생은 CBS노컷뉴스에 "의전원 수시 자체는 의학교육입문검사 점수 반영이 거의 미미하다. 대학 입시로 치면 특기자 전형 느낌"이라며 "10%가 이 전형으로 뽑히는데 그래서 유급률도 10% 내외인 것 같다. 지방 의전원들에는 (능력 미달이지만 교수 재량으로 고위층 자제가 발탁되는) 그런 케이스가 몇몇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의전원에 입학한 이후 조씨는 2015년 1학기 2과목을 낙제했고, 2018년 2학기에도 1과목을 낙제했다. 성적 미달로 결국 두 차례 유급했지만 지도교수가 만든 장학회에서 6학기 동안 1200만 원의 장학금을 수령했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장학금 조건에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우수한 성적이 필수적이라 조씨는 '황제 장학금' 의혹에 휩싸였다.

    해당 지도교수는 "1학년 때 학습량이 많아 낙제를 하게 됐는데 의전원 공부를 아예 포기하려 하길래 '열심히 하라'는 의미에서 준 장학금"이라고 논란에 반박했다. 그렇다면 의전원에는 성적 부진 학생을 장려하는 차원의 사설장학금이 존재하고 있을까.

    이 의대생은 "1학년 유급은 하위 10%에 해당하는데 3학년 2학기 유급은 거의 1명 있을까말까다. 이 시기 유급은 의학에 재능이 없거나 공부를 진짜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다. 사설장학금이 물론 존재하지만 성적 부진 학생의 학업을 장려하기 위한 장학금은 듣도 보도 못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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