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대표팀 김종규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는 8월말 중국에서 개최되는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요즘 인천에서 소중한 경험을 쌓고 있다.
24일부터 27일까지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가 진행된다. 농구 월드컵을 준비하는 리투아니아, 체코, 앙골라 등 대회 참가국들에게는 미리 아시아 시차에 적응하고 조직력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에게도 마찬가지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그동안 올림픽이나 농구 월드컵 출전 경험이 많지 않았다. 또 해외 전지훈련도 여의치 않아 유럽과 아프리카의 강팀들과 평가전을 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하부리그인 G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던 대표팀 가드 이대성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유럽 농구를 경험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번 대회는 대표팀에게 소중한 기회다.
한국은 대회 첫날 리투아니아에게 57대86으로 크게 졌다. 25일 체코전에서는 경기력이 나아졌다. 국가대표 주전 포워드로 기대를 모으는 최준용의 어깨 부상이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대표팀은 막판 추격전 끝에 89대97로 분패했다.
라건아는 29득점 17리바운드로 활약했고 김선형은 17득점 4어시스트로 분전했다.
선수들은 첫날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했다. 3점슛 성공률은 26%에 그쳤지만 리투아니아전보다 3개 가까이 많은 38개를 시도했다. 공격적인 시도는 김상식 감독의 요구사항과 일치한다.
김상식 감독은 "(첫날에는) 선수들이 너무 완벽한 찬스에서 던지려고 하다보니 시도가 적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리투아니아전 때는 위축됐다. 비디오 분석과 미팅을 하면서 충분히 슛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고 돌파 후에도 슛을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전에서 드러난 공격에서의 아쉬움은 체코전에서 일정 부분 해소됐다. 하지만 높이의 열세는 농구 월드컵 때까지 이어질 한국 대표팀의 고민이다.
한국은 이날 체코에게 3점슛 12개를 허용했다. 성공률이 무려 46%로 높았다. 김상식 감독은 "가운데 수비에 집중하다 보니 처음에는 잘됐는데 나중에는 3점슛 허용이 많았다"며 아쉬워 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한국 선수들은 수비 때 안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외곽슛 기회를 자주 내줘야 한다. 빠른 로테이션을 통해 메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엄청난 체력 소진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래서 빅맨들의 분전이 필수다. 더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하고 리바운드에 가담해야 한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해내야만 대표팀의 경쟁력도 올라갈 수 있다.
김상식 감독은 "라건아는 리바운드와 몸싸움을 잘해주고 있다. 이승현도 그렇다. 김종규가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규는 리투아니아전에서 3득점 3리바운드에 그쳤다. 이날 경기에서는 18분동안 5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 초반 3점슛을 성공하며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팀 공헌도가 높지는 않았다.
남자농구 대표팀에게 유럽 정상권 팀들과의 평가전은 결코 쉬운 경기가 아니다. 무너지고 쓰러지면서 배워야 하는 자리다.
김상식 감독은 이같은 경험이 대표팀 선수들, 특히 농구 월드컵에서 치열한 높이 싸움을 펼쳐야 하는 빅맨들에게 자산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특히 207cm의 높이에 기동력을 갖춘 김종규의 분발은 대표팀에게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