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 서울대 총학생회의 학생회장의 이력이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 한 과학고등학교(이하 과학고)를 졸업한 총학생회장 도모씨가 고등학생 시절 논문을 작성해 제1저자로 등재됐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그가 바른미래당(구 바른정당) 당원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 같은 이력을 가진 총학생회장이 이끄는 서울대 총학생회가 딸 조모씨 특혜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조 후보자 사퇴를 주장할 자격이 있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여기에 특정 보수 정당이 집회의 '배후 세력'이라는 의심도 더해졌다.
그러자 도씨가 해명에 나섰다.
그는 27일 서울대 총학생회 페이스북을 통해 "총학생회장인 제 개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을 통해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및 총학생회가 대표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폄하하고 왜곡하는 행태가 발생하고 있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바른미래당 소속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2017년 당시 바른정당에서 주최한 '바른토론배틀 대학생편'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고, 2인 1조 방식이라 친구와 함께 재미로 참여했다. 정당 활동을 위해 참여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지원서까지도 공개했다.
지원 계기란에는 "기획이 재밌어 보이기도 하고, 정치자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바른정당이 그래도 청년들을 모아보고자 이런 행사를 주최하는 것에 흥미가 갔다"고 적혀있다.
바른정당 보좌관 인턴채용시 우대 등 특전이 걸린 토론회였지만 정치적인 관심을 드러내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바른미래당이나 바른정당을 포함해 어떤 정당에도 소속된 적 없고, 정당 활동에 참여해 본 적 또한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 당시 저와 함께 토론대회에 참가했던 팀원은 더불어민주당 서울대지부에서 활동하는 김모 학우였다는 것을 본인 동의 하에 밝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 논문 제1저자 논란도 조국 후보자의 딸과는 다르다고 했다.
도씨는 지난 2014년 한국과학영재교육학회지인 과학영재교육에 '광공해가 마우스의 행동양산과 면역에 미치는 영향' '광공해가 위해요소로서 마우스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 등의 논문을 게재했다. 첫 번째 논문은 그가 제1저자였고, 두 번째 논문은 공동저자였다.
한국과학영재교육학회의 논문 투고규정을 보면 '과학영재들이 참여한 자연과학 학술연구논문' 역시 심사를 거쳐 게재 가능하다. 다만, 과학영재들이 연구자로 참여한 자연과학 학술연구논문은 지도교수나 교사가 반드시 저자로 포함돼야 한다.
논란이 된 두 논문은 모두 학회 규정을 지켰다. 도씨와 함께 이름을 올린 저자들은 같은 과학고 학생들이고, 당시 지도교사가 책임저자로 등재돼있다.
조후보자의 딸이 2주 간 인턴을 하며 대학 교수들과 박사들을 제치고 SCIE 급 병리학 논문의 제1저자가 된 것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도씨는 "6개월 간 준비를 거쳐 해당 논문의 기반이 되는 실험의 탐구 보고서를 과학전람회에 출품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1년 간 추가적인 실험을 거쳐 '과학영재교육' 학회지에 두 편의 논문을 투고했다"고 실험 설계부터 논문 투고까지의 과정을 전했다.
한국과학영재교육학회 측 역시 27일 CBS노컷뉴스에 "지금도 우리 학회지에 과학영재들이 공정한 심사를 거쳐 논문을 게재하는 섹션이 따로 있다. 도씨의 논문은 전혀 문제 없는 절차 속에서 실린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