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류현진(LA 다저스)의 경쟁자로 평가받는 뉴욕 메츠의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은 시즌 29번째 등판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하자민 경기 막판에 찾아온 한번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디그롬은 3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7회초에 결정적인 3점홈런을 허용하며 7이닝 5피안타 4실점 7탈삼진을 기록했다.
시카고 컵스가 메츠에 4대1로 승리하면서 디그롬은 후반기 들어 첫 패전을 안았다. 시즌 8패(8승)째. 디그롬은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8경기에서 4승무패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하고 있었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 디그롬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56에서 2.66으로 상승했다.
디그롬은 이날 단 1명의 타자를 이겨내지 못했다. 1루수로 출전한 스위치히터 빅터 카라티니에게 홈런 2방을 맞고 무너졌다.
디그롬은 6회까지 완벽에 가까웠다. 2회초 카라티니에게 얻어맞은 솔로홈런이 6회까지 내준 유일한 안타였다. 왼쪽 타석에 들어선 카라티니는 몸쪽으로 약간 높게 제구된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담장을 넘겼다.
디그롬은 7회초 1사 후 크리스 브라이언트에 내야안타를, 하비에르 바에즈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1,2루 위기에 몰렸다. 카라티니는 1대1 균형을 깨는 3점포를 쏘아올렸다.
카라티니는 2회초 홈런을 쳤을 때의 코스보다 더 안쪽으로 깊숙하게 들어온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힘껏 방망이를 돌렸다. 치기 쉽지 않은 공이었지만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완벽한 타이밍을 보였다.
컵스의 백업 포수 카라티니가 주전 1루수로 출전한 것은 올시즌 세 번째다. 최근 타격 감각이 좋은 편이고 디그롬을 상대로 통산 6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비교적 강했다. 결과적으로 카라티니를 1루수로 기용한 컵스의 판단은 100% 성공했다.
디그롬은 이후에도 안타를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없이 이닝을 끝냈다. 4점 모두 카라티니의 방망이에서 나왔고 디그롬이 내준 안타 5개 중 4개가 7회초에 집중됐다.
그래도 디그롬은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4실점이면 완전히 무너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타선의 지원 여부에 따라 승리를 기대해볼 수도 있는 기록이지만 메츠 타선은 이번에도 침묵했다.
지난 경기를 포함해 디그롬이 마운드를 지킨 최근 14이닝동안 메츠 타선이 뽑은 점수는 2점에 불과하다. 컵스 선발 존 레스터는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11승(9패)을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