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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가 공급 얼린다"는 홍남기…"과한 우려" 반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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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한제가 공급 얼린다"는 홍남기…"과한 우려" 반발도

    공급 물량 실제 감소…"'조정' 과정, 특히 수도권은 회복 빨라"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 투기과열지구에 확대 적용하는 법 개정안이 지난달 14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입법예고된 가운데, 경제부처의 '신중론'이 계속되고 있다.

    '주택 공급 경색' 가능성이 가장 큰 이유지만, "과한 우려"라는 반발도 나오는 상황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분양가 상한제는 강력한 대응 효과가 있지만, 공급 위축 등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공급 경색'에 따른 수요난, 상한제 미적용 주택의 가격 인상과 건설경기 악화 등 연쇄적 부작용을 우려한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지난달 2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부동산 가격 동향 등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부처 간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며 "시기도, 대상 지역도 정해져 있지 않다"고 '숨 고르기'를 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의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9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고 이듬해 아파트 물량은 '반토막'이 났다.

    서울과 수도권, 전국의 주택 인허가 실적에서 아파트 물량은 2007년 5만 28호, 26만 5454호, 47만 6562호에서 각각 2만 1938호, 13만 421호, 26만 3153호로 줄었다.

    물론 2007년의 수치는 상한제 시행 직전 '밀어내기' 분량이 쏟아진 결과로, 서울과 수도권, 전국이 직전 해보다 각각 1만 9857호, 11만 5599호, 6만 3571호씩 늘어난 상태였다.

    이 같이 하락한 수치는 서울의 경우 2010년, 수도권과 전국은 각각 2009년과 2015년에 이르러서야 상한제 시행 전인 2006년 수준을 회복하거나 넘어섰다.

    주택산업연구원 노희순 연구위원은 "상한제 실시 이후 아파트 물량이 줄어든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이후에 공급량이 늘기 시작한 것 역시 "공급 부족에 대한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자 2012~2013년 사이 국토부가 보금자리주택 등 적극적으로 물량을 쏟아내면서 규제 완화를 시작했던 탓"이란 것이다.

    다만 상한제와 물량 공급 사이에 명확한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는 없다고도 지적했다. 노 연구위원은 "상한제가 아파트 공급 물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이고 유일한 요소로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등 다양한 대내외 경제 여건들이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미쳤고, 당시 미분양 주택들이 급격히 늘어 건설사들이 공급을 쏟아내기 어려웠던 사정도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한제가 아파트 공급 물량을 '축소' 시킨 게 아니라 '조정' 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김성달 국장은 "상한제 이후 일시적으로 공급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일시적'이었고 오히려 과도한 개발이익을 취하기 어려워지면서 '거품 주도 공급'이 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급물량이 집중된 수도권의 경우 2009~2010년이면 공급 수준이 회복을 넘어서 이전 수준보다 훨씬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당시 강남 등의 재건축 아파트는 거의 분양을 하지 않았는데, 조합의 의사결정이 더 신중해진 것"이라며 "적정이윤을 추구하는 건설사들은 시장에 언제든 살아있다"고 말했다.

    (그래프=노컷뉴스)

     

    실제 통계누리에 따르면, 상한제 기준이 완화하면서 물량이 오히려 줄어드는 양상도 보인다. 상한제 요건 완화로 사실상 민간택지가 정책 사정권에서 벗어난 2015년, 서울과 수도권, 전국의 주택 인허가 실적 상 아파트 물량은 4만 1351호, 27만 1695호, 53만 4931호에서 이듬해 각각 2만 5226호, 21만 7340호, 50만 6816호로 줄어든 것이다.

    김 국장은 "홍 부총리와 이 총리 등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상한제를 시행하겠다'는 뜻인데, 오르기가 아니라 내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 집권 때부터 바로 시작했어야 할 일이 관료 집단에 막혀 늦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12일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발표에서 '공급 전선 이상 없음'을 공언한 상태다. 서울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2010년부터는 상한제 시행 전 수준의 인허가 물량을 회복했고, 2008~2009년 사이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수도권 30만 호 공급 계획에 따라 서울 내 4만 호가 공급되고, 이미 조성된 택지 활용과 도시 규제 개선을 통해서도 물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상한제 제도 자체는 이르면 다음 달 시행될 수 있지만, 실제 적용 시기나 대상을 관계부처와 협의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며 일각의 '부처 갈등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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