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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편지'에서 시작된 1945년 히로시마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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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편지'에서 시작된 1945년 히로시마의 기억

    [현장] KBS2 특별기획 드라마 '생일편지' 기자간담회

    KBS2 특별기획 드라마 '생일편지' (사진=KBS 제공)

     

    "'생일편지'는 험난했던 그 시절을 버티고, 견디고, 희생하고, 그러면서 살아남은 생존자분들께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는 오래 살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메시지가 있다. 생존자분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 많이 시청해주길 바란다." (배수영 작가)

    오는 11일과 12일 방송될 KBS2 특별기획 드라마 '생일편지'(연출 김정규, 극본 배수영, 2부작)은 잊지 못할 첫사랑에게서 생일편지를 받은 후, 1945년 히로시마의 기억 속으로 들어간 한 노인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생일편지'는 한국 근대사의 산증인인 우리 시대 평범한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전 세대에겐 눈물 어린 위로를, 현 세대에겐 진심 어린 감동을 주고자 기획됐다.

    '생일편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담아낸다. 일본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당시 재일한인 7만 명이 피폭됐고, 이 중 4만 명이 사망했다. 재일한인의 사망률은 전체 원폭 피해자 평균 사망률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이는 피폭 후 재일한인을 대상으로 한 응급처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다.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간 한인들은 차별 속에서 살다 죽음을 맞이해야 했고, 살아남은 피해자들과 이들의 후손 또한 한일 두 정부의 무관심 속에 힘겨운 삶을 이어가야 했다.

    '생일편지'는 이러한 우리의 아픔을 마주하고자 한다. 한국과 일본, 합천과 히로시마를 무대로 70년의 세월을 오가며 펼쳐지는 두 남녀의 긴 기다림과 오랜 사랑 이야기를 통해 근현대사의 아픔과 의미를 그려낼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김정규 PD는 5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생일편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아픈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멜로 드라마"라며 "그리고 과거를 힘들고 아프게 살아온 윗세대분들은 위로를 받고, 앞으로 살아갈 현세대들은 건강하고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받았으면 하는 게 기획 의도"라고 설명했다.

    김 PD는 "이 작품을 기회로 시청자와 국민이 역사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고, 우리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미래를 계획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쁠 거 같다"라며 "만들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사명감으로 만들었다. 시청자들에게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송건희, 조수민, 전무송 (사진=KBS 제공)

     

    드라마를 집필한 배수영 작가는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 강제징용 피해자분들 인터뷰,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인터뷰를 많이 찾아보며 기록의 힘이 크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분들의 증언이 기록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내가 그 시절을 겪지 않았지만, 증언을 통해서 생생하게 와 닿고 공감할 수 있었다. 이걸 드라마로도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품을 쓰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1945년에 히로시마로 징용되어 원폭을 겪고 고향에 돌아온 김무길 역을 맡은 배우 전무송은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끔 기회를 베풀어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라고 말문을 연 뒤 "이 작품을 만나서 제일 먼저 느꼈던 것은 우리가, 왜 일반인들이 이런 비극을 겪어야 하고 가슴 아파야 할까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전무송은 "우리는 아무 죄도 없는데, 왜 이런 이별의 슬픔과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모르겠다). 작품을 떠나서 이런 시대를, 우리 선배님들, 선조들이 사시면서 얼마나 아프고 가슴이 아팠을까,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 지금까지 아픔으로 전달돼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가슴 아픈 일이었다. 울기도 여러 번 울었다. 다시는 이런 일들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라고 전했다.

    10대 김무길 역을 맡은 배우 송건희도 인터뷰, 자료 등을 찾아보며 공부를 했다. 그는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돼서 영광"이라며 "촬영하는 내내 무길이와 함께 하면서 정말 울컥하는 순간도, 가슴 떨리는 순간도 많았다. 시청자분들께도 내가 느낀 좋은 감정이 전달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KBS2 특별기획 드라마 '생일편지' (사진=KBS 제공)

     

    드라마는 일제강점기 말부터 한국전쟁 등 아픈 우리 역사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사랑'이라는 감정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송건희는 "생일편지라는 매개체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생일편지라는 부분에 초점 맞춰보면 좋을 거 같다"라며 "또한 '사랑'에 대한 걸 중심으로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무길의 고향 친구이자 첫사랑인 여일애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다. 어린 일애 역을 맡은 조수민은 "일애는 삶에 대한 의지를 저버리지 않는 단단하고 강인한 인물"이라며 "일애와 무길이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기대해주면 좋을 거 같다. 그리고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가족애를 다루는 드라마다. 많은 분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드릴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조수민은 "우리가 잊으면 안 되는 역사, 꼭 기억해야 하는 역사이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감사하겠다"라고 당부했다.
    KBS2 특별기획 드라마 '생일편지' 포스터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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