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석보 쉼터 종합안내도와 만석보유지비, 안내도에 27홀의 파크골프장이 소개돼 있다. (사진 = 황호진씨 제공)
동학농민혁명의 도화선인 된 전북 정읍시 만석보(萬石洑) 터 옆에 일본이 종주국인 파크 골프의 경기장이 조성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파크 골프는 198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개발됐다. 국내엔 1998년 처음 들어왔고, 전국파크골프연합회가 2008년 12월 5일 창립됐다.
파크 골프의 경기방식은 일반 골프와 흡사하고 골프장 면적은 더 작다. 장비는 합성수지로 만든 지름 6cm의 공을 쓰며, 채는 나무로 만들고 길이는 85cm로 일반 골프채보다 30여cm 짧다.
파크 골프 장비 대부분은 혼마·미즈노·니탁스·야마하와 같은 일본의 스포츠용품 기업이 제작한다.
동학농민혁명 125주년과 3·1운동 100주년이었던 올해 5월 8일, 동학농민혁명이 발단된 만석보 터 옆에 만석보 쉼터가 개장됐고, 27홀에 달하는 정식 파크 골프장이 공사되고 있다.
만석보는 1892년 군수 조병갑이 동진강을 막기 위해 설치했다. 농민들은 만석보 건축을 위해 세금을 수탈당하고 징발됐다. 조병갑이 첫해에 수세를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자 분개한 농민들은 1894년 1월 보를 헐어버린다. 이것이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이다.
전북 정읍시 만석보 쉼터의 조감도, 동진강변에 파크 골프장이 들어설 계획이다. (사진 = 자료사진)
항일투쟁까지 이어진 동학농민혁명의 첫 횃불이 타오른 곳에 종주국이 일본인 스포츠의 경기장이 들어서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일본제대로알기본부 황호진 본부장은 "동학농민혁명이 기폭 된 곳에 저런 경기장이 만들어지니 마음에 납덩이를 얹은 기분이라"며 "항일 운동의 근간 위에서 일본 스포츠를 하고 일본 용품들이 걸어다니는 꼴이다"고 했다.
'배우기 쉽고 좋은 스포츠라면 일본이 종주국이라 해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이에 황 본부장은 "스포츠는 일상적인 활동이라 정신적·정서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민족 정신적 측면에서 볼 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 만석보 쉼터를 만든 익산 국토관리청과 정읍시는 파크 골프장 계획을 수립한 주체가 서로라고 떠밀고 있다.
파크 골프장은 전국 212개, 전북지역엔 총 16개로 전주 2개, 군산 1개, 익산 1개, 정읍 1개, 완주 5개, 진안 1개, 무주 2개, 임실 1개, 고창 1개, 부안 1개가 있다.
임실군은 9월 2일, 임실 오수면 인근에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을 위해 재해영향평가 용역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