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과연 류현진(32·LA 다저스)에게 전담 포수가 필요한가? 이같은 질문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LA 다저스가 남은 정규리그 동안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여겨졌다.
류현진은 올해 포수 러셀 마틴과 호흡을 맞춘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0을 기록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 이전까지 신인 윌 스미스와 배터리를 이룬 5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5.81로 안 좋았다.
류현진이 길었던 부진의 늪에서 탈출한 15일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서는 마틴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류현진은 7이닝 무실점 호투로 메츠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과 눈부신 투수전을 연출했다.
그러자 미국 현지에서 류현진과 마틴이 앞으로도 계속 호흡을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류현진이 스스로 답했다. 윌 스미스와 호흡을 맞췄을 때 부진했던 것은 포수가 아닌 자신 때문이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류현진은 23일 콜로라도전을 마치고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연히 내가 안 좋았을 때 스미스가 포수로 선발 출전하기 시작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메츠전 이전의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95로 부진했던 것은 자신의 제구력과 밸런스가 흔들렸기 때문이지 윌 스미스와의 호흡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정 투수와 호흡을 맞췄을 때 결과가 좋지 않으면 포수의 리드 능력을 의심하는 시선이 나올 수 있다. 류현진은 이런 부분을 감안했는지 오히려 윌 스미스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류현진은 이날 7이닝동안 볼넷없이 6피안타(2홈런) 8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1회와 7회 각각 솔로포와 투런포를 허용했지만 콜로라도의 득점을 최소화하며 7대4 승리를 견인했다. 류현진은 시즌 13승(5패)을 따냈고 리그 1위 평균자책점은 2.41이 됐다.
류현진이 스미스와 함께 팀 승리를 견인한 이날 결과는 다저스에게도 매우 고무적이다. 타격 능력이 뛰어난 스미스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의 주전 포수를 맡을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류현진이 스미스와 배터리를 이뤄도 문제가 없다는 확신이 강하면 강할수록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고민은 가벼워질 것이다.
"기록은 종종 부풀려지기도 한다"며 포수별 성적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공을 잘 던지는 날에는 누가 포수를 맡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