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호 대표(사진=황진환 기자)
국내 최대 앨범 판매량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가 곰앤컴퍼니와 공동 개발한 '후즈팬'(whosfan)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K팝 시장에 또 한 번의 화두를 던졌다. 한 달여간의 테스트 기간을 거쳐 지난 23일 정식 론칭된 '후즈팬'은 'K팝 팬덤을 기반에 둔 플랫폼'으로 전 세계 K팝 팬들이 커뮤니티 활동을 펼침과 동시에 뉴스, 음악, 영상, 차트, 앨범 구매 인증 등 한터차트의 다양한 서비스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차트 서비스사가 'K팝 플랫폼'을 론칭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최근 CBS노컷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한터차트 곽영호 대표는 "전 세계 K팝 팬들이 한 데 모여 다채로운 K팝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놀이터, 더 많은 K팝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판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 계기를 밝혔다.
"전 세계 K팝 팬들을 한 데 불러 모을 수 있는 강력한 소통 창구가 만들어진다면, K팝 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저희가 그 고민의 해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새 앨범이 나올 때마다 각 기획사, 아티스트, 그리고 팬들의 이목이 가장 집중되는 곳이 바로 한터차트이니까요. 그래서 차트 관련 데이터를 비롯한 한터차트의 기존 콘텐츠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커뮤니티 기능까지 갖춘 플랫폼 개발에 나서게 됐죠. 글로벌 팬들이 언제 어디서나 K팝 문화를 공유할 수 있도록이요"
(사진=황진환 기자)
그렇게 탄생하게 된 '후즈팬'은 팬들이 아티스트와 팬들에게 보상으로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영상 시청, 뉴스 읽기, 글 쓰기, 댓글 달기, 앨범 인증 등의 활동이 팬이 지정한 아티스트의 '스타 차트' 랭킹에 반영되거나 특정 아티스트 팬들의 활동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후즈팬'이 직접 '조공 트럭', '지하철역 광고' 등 아티스트와 팬덤을 위한 이벤트를 마련해주는 식이다.
"대표직을 맡은 뒤 음반 사재기, 음원 순위 조작 논란 등으로 인해 업계에 혼란이 발생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팬들의 눈이 가장 정확하다'는 점이였어요. 그렇기에 만약 플랫폼을 만들게 된다면, 그 중심에는 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팬의 활동이 아티스트에게 큰 힘이 되는 선순환 구조가 있어야 전 세계 K팝 팬들이 더욱 더 적극적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할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현재 한터차트의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음악 시상식 개최여부를 두고 유수의 기업들과 논의를 하고 있기도 한데 만약 개최가 확정될 경우, 수상 결과에도 팬들의 '후즈팬' 활동 지수를 일정 부분 반영할 계획이에요. 데이터를 다루는 회사답게 팬들의 행동패턴을 분석해 향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화 할 예정이고요"
(사진=황진환 기자)
2016년 하반기에 대표직을 맡은 곽 대표는 한터차트를 전 세계 K팝 팬들과 아티스트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차트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해에는 음반, 굿즈 등 음악 저작물의 정품 인증 및 차트 반영 시스템인 '햇츠'(HATS, Hanteo Aided Tracking System)를 개발해 세계특허출원까지 마쳤고, 이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차트'를 신설해 조작 및 사재기 논란으로 시름하던 업계에 한 차례 화두를 던졌다. 뿐만 아니라 자회사 '한터글로벌'을 설립, "업계에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곰앤컴퍼니, 빌보드코리아 등과 MOU를 체결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왔다. 곽 대표는 '후즈팬'을 통해 한터차트의 성장과 발전에 방점을 찍겠다는 각오다.
"한터차트는 30여 년간 K팝 데이터를 축적해온 회사에요. 한터글로벌은 한터차트의 독보적인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선언한 스타트업이고요. 전 세계에 저희보다 많은 양의 K팝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곳은 없어요. 그런 만큼, '후즈팬'은 타 채널들과 확실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요즘 여러 기획사에서 연락을 많이 받고 있어요. 특히 중소 기획사에서 더욱 큰 관심을 보이고 계시죠. 한 주에 한 팀 꼴로 신인 그룹이 데뷔를 하는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자본력이 없으면 성공을 이뤄내기가 어렵고, 자체 채널을 만들어 띄우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잖아요. 그들이 '후즈팬'이라는 통합 채널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매력을 발산할 수 있었으면 해요. 앞으로 각 기획사로부터 콘텐츠를 직접 수급 받을 계획도 가지고 있고 이미 참여를 결정한 기획사도 있는 상태인데 앞으로 더 많은 기획사들이 한터차트, 그리고 '후즈팬'과 손을 잡았으면 해요"
'K팝 산업이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 곽 대표가 한터차트에 몸 담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이 받아본 질문 중 하나다. 요즘 들어서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곽 대표는 '안갯속'이라는 답을 꺼낸다고 한다. 중국 활동의 길이 여전히 막혀있는 가운데 현지 기획사들에서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K팝 아티스트들을 추월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고, 정치적 이슈로 인해 일본 시장 역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곽 대표는 "K팝 산업이 안개를 뚫고 다시 따뜻한 햇살을 맞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후즈팬'이 K팝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플랫폼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전 세계 K팝 팬 인구가 약 1억 5000만 명 정도 된다고 보고 있어요. 그 중 10%인 1500만 명을 '후즈팬'에서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저희의 1차 목표로 잡았어요. 1500만명, 사실 어마어마한 숫자이자 막연한 숫자죠. 100만 명이 이용한다고 하면 엄청나게 성공한 앱으로 평가받으니까요. 무모해 보일수도 있지만 일단 그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볼 생각이에요. 그러한 어마어마한 수의 이용자들이 오직 K팝이라는 하나의 음악 장르를 가지고 소통한다, 상상만 해도 멋지고 아름다운 그림이지 않나요?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