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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 비례제' 코너 몰린 한국당, 위성정당 대안까지

국회/정당

    '연동형 비례제' 코너 몰린 한국당, 위성정당 대안까지

    패스트트랙 '선거법 개정안', 다음달 27일부터 본회의 처리 가능
    민주‧정의, 149석 과반 확보 미지수…대안정치‧바른미래 등 공조 필요
    한국당, 통과 대비 선거법 협상안 구상…최악의 경우 위성정당 고려도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 가능 날짜가 약 한달 보름 앞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자유한국당이 분주해지고 있다.

    지난 4월 30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사법개혁안과 선거법 개정안은 국회법상 규정된 상임위원회 시한을 채우면서 각각 오는 29일, 다음달 27일부터 본회의 부의가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현재까진 패스트트랙 도중 발생한 불법 사‧보임 등 절차적 과정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저항하고 있지만, 시한이 다가오면서 새 조정안을 내거나 최악의 경우엔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설립‧활용 대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혼돈 빠진 패스트트랙 공조 체제…의결 정족수 확보 미지수

    지난 4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공조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선거법 개정안은 '준(準) 연동형 비례제'를 골자로 한다. 개정안은 현재 의석수 300석을 유지하되 지역구는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47석에서 75석까지 늘리는 안이다.

    원안대로 선거법이 통과될 경우, 양당제 구도인 우리나라 정치 지형이 다당제 지형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아 정의당과 민주평화당 등 군소 정당이 이에 적극 찬성했다. 다만 소수정당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비례대표 배분은 득표율 3% 이상 정당에만 적용하는 단서를 달았다.

    비례대표를 없애고 전체 의석을 모두 지역구로 돌려 총 270석 안으로 맞선 한국당 입장에선 군소정당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지인 셈이다.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하기 위해선 재적의원 과반 출석‧출석의원 과반 찬성이 충족돼야 하는데, 현재 재적의원이 297석임을 감안하면 최소 149석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연동형 비례제에 찬성하는 민주당(128석)과 정의당(6석) 이외 최소 15석 이상이 필요해 대안정치연대(9석) 등의 도움이 필요한 셈이다.

    문제는 지역구 통폐합 과정에서 호남 지역에서만 6석 안팎이 줄어들 수 있다는 설이 나오면서, 호남 지역 의원들의 반대로 선거법 개정안의 원안 통과는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당, 개정안 저지에 총력…조정안 마련 협상 고려

    한국당은 1차적으로 선거법 개정안을 저지하고 현행 제도로 내년 총선을 치르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당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1일 '열린토론, 미래 대안찾기' 토론회에서 지도부를 향해 "선거법 개악을 막아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의 '양심세력'과 통합을 위한 협상을 적극적으로 시작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선거법 개정을 막고,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 등 비당권파 15명과 통합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별도로 한국당 내에선 총선 전 보수통합 일환으로 선거법 관련 새로운 조정안을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부터 여야 4당에서 패스트트랙 논의 움직임이 보였음에도 한국당은 협상 테이블인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사실상 참석을 거부하며 무산 전술을 폈다. 그러나 여야 4당이 공조한 패스트트랙 강행을 예상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지도부 전략이 실패로 귀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바른미래당과 1차적 통합을 줄곧 강조해온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야 협상에서 선거법 관련 합의처리 명분을 세우기 위해 대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에 적극 임해 선거법 강행 처리 명분을 사전 차단하는 동시에, 현실적으로 보수진영 통합에 긍정적인 안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악의 시나리오, 비례용 위성(衛星)정당 검토

    한국당 입장에선 선거법 개정안 원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최악의 경우의 맞게 된다. 당 지도부는 이같은 상황을 가정해 플랜비(B), 플랜씨(C) 등 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준연동형 비례제가 통과될 경우, 75석에 달하는 비례의석에 대한 표를 끌어오기 위해 이른바 위성(衛星)정당 설립이 대안으로 검토된다.

    당내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13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만일 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우리당도 해당 제도에 대비해 비례대표용 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과 정의당의 구도처럼 지역구는 한국당에, 비례대표는 신설 정당이 담당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법 개정안 통과 여부와 시일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총선을 코 앞에 두고 현실적으로 신당 창당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보수성향을 지닌 기존 정당을 활용한 방안도 거론된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기준 등록 정당은 총 34개로, 국회의원이 한명도 없는 정당만 27개에 달한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창당에 필요한 프로세스들이 복잡한 면이 있어서 만들어져 있는 정당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선거법 통과 전에 창당을 준비하면 오히려 '법 통과를 전제로 한다'는 식의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해 여야 합의에 의한 막판 조정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선거 룰(rule)'에 대해선 여야 합의 도출이 관행이었던 만큼 결국 합의로 수렴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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