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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오늘 일본으로… 한일, 정상급에서 돌파구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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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총리 오늘 일본으로… 한일, 정상급에서 돌파구 찾을까

    공군 1호기 타고 일본행… 이례적이진 않지만 메시지로도 읽혀
    문재인 대통령 "친서 보내는 것이 좋겠지요"… 이낙연 "써주십시오"
    아베 "대화를 계속하지 않으면 안 돼… 기회 닫을 생각 없어"
    현실적으론 양국 괴리 커…대화 재개 디딤돌에 그칠 듯
    일본 인사 다수 만나 공공 외교 펼치는 바쁜 일정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22일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 도쿄로 출국한다.

    이 총리는 특히 일본 주요 인사들과의 잇따른 만남과 함께, 마지막 날 열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면담을 통해 한일간 문제 해결의 교두보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국무총리실은 이번 방일의 의미를 "일본의 거국적 행사에 이웃 국가의 국민과 정부를 대표해 축하의 뜻을 전달하고, 태풍 '하기비스'로 인한 대규모 피해 발생에 대한 위로의 뜻을 전달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사 문제 등 갈등 요인과는 별도로 한일 양국간 미래지향적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는 곧, 현재 한일관계가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냉각된 상황에서 일본 정재계 인사들을 광범위하게 만나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의 뜻을 설명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이낙연 총리는 이번 방일에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이용한다. 처음에는 공군 2호기를 활용할 예정이었지만, 40여명이 넘는 취재진이 동행하기로 하자 보다 규모가 큰 공군 1호기를 타는 것으로 변경됐다.

    청와대가 그간 이 총리의 해외 순방에 공군 1호기를 여러 차례 내줬기 때문에 이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이번 방일에 상당한 무게가 집중되고 있다는 방증은 충분히 되는 셈이다.

    24일 열리는 아베 총리와의 면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도 전달될 예정이다.

    이낙연 총리는 지난 18일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는 것이 좋겠지요"라고 물어 "네 써주십시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친서가 될지, 구두로 전달할지 형식은 아직 잘 모르겠다"면서도 "아베 총리를 만나면서 뭔가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또한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친서를 이낙연 총리가 가져가는 것을 장관께서 확인해주셔도 될 것 같다. 부인하지 않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의 질의에 "네"라고 답했다.

    따라서, 아베 총리와의 면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받아든 그의 반응에 따라 한일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일관계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한일수교 뒤 최악인 양국 관계는 일왕 즉위식이 변곡점이 될 것이다"며 최고위 레벨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올해 말까지는 10월 말 아세안+3 정상회의, 11월 중순 APEC 정상회의, 12월 말 한중일 정상회의 등 다자정상회의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한일정상회담이 열릴 계기도 충분하다.

    아베 총리 또한 지난 16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우리는 대화를 항상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기회를 닫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언급하는 등 전보다는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인다는 점도 이같은 예측의 근거가 되고 있다.

    다만 양국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문제 등을 놓고 입장차가 매우 커, 일거에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대화 재개의 디딤돌을 놓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다.

    세종대 호사카 유지 교수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물밑에서 여러 가지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 물밑 협의가 어느 정도 잘될지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물밑에서 합의가 나와야 그 다음 언론에 보도되는데, 현재 일본 언론의 반응은 부정적이다"며 "한국에서는 상당히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상당한 괴리가 있고, 이것이 좁혀지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성공회대 일본학과 양기호 교수 또한 "현실적으로 한일 양국 정부간의 입장차가 너무 커, 메시지를 일본 측에 전달하고 일본 측의 요구를 들어보며 문제를 풀 수 있는 디딤돌을 만들면 성과는 있다고 본다"면서도 "한일 양국 정상간 직접 만나 문제를 풀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마당을 펼치는 것이 이 총리의 역할이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총리 본인 역시 지난 18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두 명의 최고 지도자(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역사적 의무라고 생각하고 (한일 현안을) 해결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며 자신이 이를 위해 심부름꾼 역할을 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강경화 장관 또한 21일 국정감사에서 "외교 당국 간 여러 차례 협의가 있었지만, 현안에 대한 입장의 간극이 큰 상황이기에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상 차원의 회동이 가능하려면 일본의 전향적 태도와 (회담의) 성과가 담보돼야 한다. 그 성과를 만들어내기까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 11월 이낙연 국무총리가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시절 아키히토 전 일왕의 즉위식을 보도한 기사(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이를 위해 이 총리는 즉위식이 마무리된 다음날인 23일부터 일본 주요 인사들을 다수 만나는 분 단위의 바쁜 일정에 들어간다.

    그는 동아일보 기자 시절 도쿄 특파원 경험이 있어 일본어에 능통한데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한일의원연맹 간사장과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1990년 11월 아키히토 전 일왕이 즉위할 때 이를 도쿄에서 직접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부터 이 총리는 대표적인 지한파인 일한의원연맹의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과 가와무라 다케오 간사장을 만나고, 일본 자유민주당(자민당)과 연립정권을 이루고 있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 등을 만나 면담할 예정이다.

    또 도쿄 게이오대학에서 현지 대학생들과도 만난 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과 한인회, 독립유공자 후손 등 현지의 우리 동포들을 만나는 오찬 간담회를 열고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 수강생 등도 만날 예정이다.

    방일 마지막 날인 24일 오전에는 아베 총리와 짧게 면담한 뒤 일본 중의원(하원)의 쓰치야 시나코 의원을 만나고,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의 나카니시 히로아키 회장과 일한경제협회 사사키 미키오 회장 등 주요 경제인들과 만나 오찬을 할 예정이다.

    표면상의 목적은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축하를 전하고 태풍 피해를 위로하기 위한 방일이지만, 실제로는 일본 국민들과 정재계 인사들과의 소통을 통해 공공 외교를 펼치겠다는 행보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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