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윤승훈 PD, 이윤상 아나운서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김유순 소장 (여성인권상담소)
◇김효영> 지금으로부터 꼭 8년 전입니다. 2011년 11월 1일 새벽에 20대 노래방 도우미 여성이 성구매 남성으로부터 모텔에서 목 졸라 살해된 채 발견이 됐습니다. 그곳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유흥지구죠. 경남 창원의 상남동입니다. 지금 상남동은 어떨까요?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의 김유순 소장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유순>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효영> 상남동에서 추모행사를 가졌죠?
◆김유순> 네. 우리가 추모문화제를 계속 하는 것은, 한 여성만을 기리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도 그곳에서 일하면서 빛을 잃어가고 있는 여성들에게 '우리가 지지해줄 수 있다. 그리고 항상 언제든지 도움을 청하면 손을 내밀어줄 수 있다'는 응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당시 피해여성은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게 됐는지, 또 사망에까지 이른 사건부터 정리를 하고 이야기를 이어가죠.
◆김유순> 네. 성매매에 유입되는 여성들을 보면 그냥 일반가정에서 자라는 그런 여성은 아마 없을 거에요. 대부분은. 대부분은 굉장히 취약한 그런 상황에 놓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자기를 지지해줄 수 있는 자원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여성도 고아로 살다가 4살 때 아들이 셋 있는 집에 입양이 되었었어요. 그런데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청소년기에 가출을 해서, 로뎀의 집이라는 가출 청소년 보호시설에 들어가서 살았죠. 그러다 성인이 되어서 나오게 됐는데, 사랑하는 남자가 교통사고로 사망을 했고. 굉장히 방황하고 힘들어하다가 경제적인 어려움도 겪게 되었죠. 그러다가 선택을 하게 된 게 보도방 도우미였죠.
◇김효영> 빚도 지게 됐겠죠?
◆김유순> 빚도 당연히 있어요. 항상 선불금이라고 하는 것을 받게 되거든요. 당시 이 여성은 한 500만 원 정도의 선불금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돈을 갚아내기 위해서는 본인이 원치 않더라도 그냥 노래방 도우미만 하는 게 아니고 거기에서 2차나 이런 것들도 강요되게 되는 것이죠.
◇김효영> 알겠습니다. 당시 살인을 저질렀던 성구매 남성의 형량은?
◆김유순> 9년이라고 하더라고요.
◇김효영> 이제 내년이면, 형량을 다 채우게 되는 거군요.
◆김유순> 그럼 이제 나오겠네요.
◇김효영> 지금 상남동은 8년 전과 비교했을 때 어떻습니까?
◆김유순> 2011년 그 사건 이후 좀 주춤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화려해요. 거기에 가면. 건물 전체가 노래방, 노래주점. 그리고 제일 건물 위층에는 꼭 모텔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새로운 업소들이 개업하면서 계속 변화가 되고 있어요.
◇김효영> 그러니까 노래방이나 노래주점에서 바깥으로 이동하지 않고 바로 성매매를 할 수 있는.
◆김유순> 할 수 있는.
◇김효영> 근절되기는 커녕 점점 다양해지고.
(사진=자료사진)
◆김유순> 우리사회가 굉장히 성매매에 대해서 관대하잖아요. 또 성매매가 없으면 성폭력이 늘어날 것이다는 얘기까지 하시죠.
◇김효영> 그런 이야기도 합니다.
◆김유순> 성매매가 없으면 성폭력이 늘어날 것이다 라고 하는 말이 성립이 되려면, 이미 성폭력이 줄어들어야 되는데 오히려 성폭력이 더 늘고 성범죄가 더 늘어나고 있단 말이에요. 그리고 성평등한 국가들은 성범죄가 더 없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성매매가 있어야 성폭력이 줄어드는 게 아니고, 성평등 의식이 높으면 이러한 성폭력이나 성범죄가 줄어들 것이라고 하는 것들이죠. 생각을 그렇게 바꿔줘야 되는 것이죠.
◇김효영> 전문가들은 '노르딕 모델'을 많이 주문합니다.
◆김유순> 네. 스웨덴 같은 경우 또 북유럽 중에서 몇 개의 국가들은 노르딕 모델이라고 하는 것을 하고 있어요. 노르딕 모델이라는게 알선자와 업주, 이런 사람들을 처벌하는 거고. 거기에서 성매매 여성은 피해자로 보고 처벌하지 않는 거거든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최근에는 성인 여성뿐만 아니라 청소년까지도 성매매가 확대가 되었단 말이에요.
◇김효영> 그렇죠.
◆김유순> 여성들이 그런 일을 할 때에는 굉장히 취약한 상황인거잖아요. 근데 이게 또다시 하나의 협박도구가 된단 말이에요. 너도 처벌받을 수 있잖아. 그러기 때문에 자기가 이런 것들 피해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쉽사리 밖으로 드러내기를 꺼려해요. 저도 처벌받잖아요. 이렇게. 그래서 근절을 하려고 하면은 여성은 처벌하지 않고 알선자와 업주를 처벌하는 그 노르딕 모델로 가야됩니다. 그리고 실제 노르딕 모델을 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성매매가 훨씬 더 줄어들었다라고 하는 통계가 있으니까, 그것을 조금 더 참조를 해서 그렇게 가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그런데, 당장에 성매매 여성을 피해자로 규정짓고 그들은 처벌하지 않는다고 하면 일부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뻔해요.
◆김유순> 예, 뻔해요.
◇김효영> 악용하는 분들도 계실 수는 있겠고.
◆김유순> 있죠, 물론. 그렇지만 대다수의 여성들은 자신의, 그 성매매 일을 하는 여성들은 대부분이 우리가 사회에서 보호해야 되고 사회구조 안에서 그 여성들을 정말 충분하게 일할 수 있는 다른 일을 통해가지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야 됨에도 불구하고, 실은 사회구조가 그렇게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그런 구조로 만들어지지 않고, 헬레나처럼 내가 일을 하고 싶어도 일 할 수 있는 곳이 여성들한테는 제공되는 것들이 그런 것들이란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그거를 사회적으로 좀 만들어가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들이 들죠.
(사진=자료사진)
◇김효영> 알겠습니다. 8년 전 목숨을 잃은 헬레나의 일기장이 공개가 됐고, 그 속에는 '나는 환하게 웃고 싶다'는 글이 적혀있었다고 해요.
◆김유순> 네. 성매매 일을 하다 보면 여성들이 거기에서 굉장히 무기력해져요. 정신과 치료나 이런 것들을 요하는 여성들이 되게 많거든요. 성매매 현장에서 죽어가는 많은 여성들이 있는데 그 여성들이 남긴 그런 유류품을 보면 거의 소망들이 '환하게 웃고 싶다, 여자답게, 사람답게 살고 싶다'. 이런 말들 되게 많이 하거든요. 정말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사회에서 여성들에게는 하나의 몸이 상품이 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성적 착취를 하고 있는 것들이죠. 그래서 그렇게 아주 소박한 소망인데도 이룰 수 없고 결국은 성구매남에 의해서 피살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김효영> 알겠습니다. 실수가 되었든, 가족 문제 때문이든, 왕따 때문이든, 가난 때문이든 당시에 그 일에 흘러들어갔던 여성이라도, 다시 이웃으로 돌아오게 기회를 주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
◆김유순> 네. 그게 우리사회가 해줘야될 일인 것이죠.
◇김효영>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유순> 네, 감사합니다.
시사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