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 김종규 (자료사진=KBL 제공)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연봉 12억원 시대를 연 '연봉킹' 김종규(원주 DB)를 둘러싼 헐리우드 액션 논란이 거세다.
김종규는 지난달 3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홈경기 연장전 막판에 정희재와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두 팔을 휘저으며 넘어졌다.
심판은 정희재의 반칙을 선언했다. 남은 시간은 1분45초, DB가 87대83으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었다. 팀 파울 적용으로 김종규는 자유투 라인에 섰고 2개를 모두 넣었다. 쐐기 득점이었다. 결국 DB는 LG를 89대83으로 눌렀다.
논란의 장면이었다. 휘슬이 불린 순간 정희재는 깜짝 놀랐다. 손으로 입을 가리며 자신의 반칙을 선언한 것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종규는 퍼리미터 위치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과정으로 정희재와 한 차례 부딪혔다. 정희재는 자유투라인 써클 안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종규가 정희재에게 다가와 또 한번 부딪혔다. 그리고 넘어졌다.
TV 생중계를 하던 김승현 SPOTV 해설위원은 해당 장면을 두고 "정상적인 몸싸움" 같았다고 설명했다. 자기 위치를 고수하고 있었던 정희재의 반칙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였다.
'플라핑(flopping)'으로도 불리는 페이크 파울은 심판을 속이고, 더 나아가 팬을 속여 결과적으로 판정 불신을 키우는 좋지 않은 행동이다. KBL 최고 연봉 선수를 둘러싼 논란의 장면은 이미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졌고 상당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올시즌부터 한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페이크 파울을 하는 선수의 명단 및 영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1라운드 결과는 다음주 초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시즌에는 페이크 파울 누적 횟수에 따라 선수에게 벌금을 내리는 사후 징계안이 마련됐으나 코트 위 '헐리우드 액션'을 근절하기 위해 올시즌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일부 구단 관계자들은 선수에게 과도한 비난이 쏟아질 수 있다고 우려의 뜻을 나타냈지만 KBL은 리그 품격을 떨어뜨리는 '플라핑' 근절을 위해서는 강도높은 징계와 자극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